• 번호 454036 | 2008.12.19 IP 125.129.***.46
  • 조회 15858 주소복사

어제 우리 환율이 한 달 반 만에 1300원선을 깨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이나 해외의 가족에게 다달이 송금을 해야 하는 분들은 어떡해야 하나 고민되실 듯도 합니다.

 

조금 더 떨어지면 분할매수에 나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이렇게 권해드리는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저는 예측은 신의 영역이고, 인간은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해 대처하려 노력할 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예측해보긴 합니다. 제가 어떻게 예측하는지는 이전에 쓴 제 글들에 다 나와있습니다. 오늘 같이 올린 달러 강세의 이치에도 나와 있습니다. 어제 beyond님이 올려주신 달러와 환율에 대해에서 소개된 신문기사의 논리도 저는 맞다고 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453317&pageIndex=2&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RIGHT_DEBATE=R0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점투성이 인간이 섣부르게 시도해보는 예측이라는 것이 100% 확실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판단을 내려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예측이 틀릴 수 있다고 전제하고, 지금 시점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제가 일전에 중요한 미팅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로 이동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좀 늦을 거 같아서 상당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미팅이었고, 늦게 되면 상당히 체면이 손상되고 향후 관계에도 타격이 옵니다.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가면 시간 내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걱정되는 것은 택시를 못 잡는 일이 생기게 되면 조금 늦는 정도가 아니라 결정적으로 늦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중간에 내렸을 경우 택시를 못 잡게 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가능성이 10%나 될까요?

 

하지만 저는 결국 그냥 지하철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능성은 10% 밖에 안되지만 만에 하나 그 일이 발생해서 결정적으로 늦게 된다면 그때는 체면 손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일 자체를 그르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10%의 가능성 밖에 안되는 일이 발생할까 두려워서 100% 확실하게 작은 손해를 감수하는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이건 일종의 보험과 같은 원리라고 봅니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을 지금 시점에서 환율에 적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율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이 경제 위기라는 사실에는 동의가 된다면, 수입업체라면 환헷지를, 다달이 가족에게 송금이 필요한 분들은 미리 달러 매수를 해두시는 것이 어떨까요?

 

자동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모두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냅니다. 보험료를 냈다고 해서 차 사고가 나서 보험금을 타게 되기를 기대하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평생 차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보험료는 그냥 날리는 비용이지만, 대신 한평생 차 사고 없이 건강하게 살았다면 대만족입니다.

 

지금 1200원대 중반에 달러를 사 놓았다가 나중에 환차손을 입는다면, 어떨까요?

 

1200원대 중반에 사 놓은 달러가 환차손을 입게 된다는 말은, 앞으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안정되게 1200원대 아래에서 유지된다는 말입니다.

 

그 말은 한국 경제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큰 탈 없이 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덩실덩실 춤을 출 만큼 기쁜 일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국 경제가 살게 되니 이제 열심히 일해서 돈은 새로 벌면 됩니다. 환차손 조금 발생한 것은 기쁘게 보험료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저의 생각에 동의가 되신다면 분할 매수에 나서기를 권해드립니다.

 

지금은 달러가 내리는 추세이니 누가 환투기라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달러를 매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 대신 각 가계들이 예금통장에 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라고.

 

원래 나라에서 비축하는 외환보유고에는 환차손도 생기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라에서 외환보유고 쌓기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업이든 가족송금이든 달러가 필요한 분들은 외환보유고를 쌓는다는 기분으로 매수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 생각에,

 

지금 시기는 자신에게 남아있는 기본자원(그게 무엇이고 어느 정도이건 간에) '보존'한다는 개념이 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닥을 잡아서 고수익을 내겠다, 바닥을 잡아서 그동안 입은 큰 손실을 만회하겠다, 는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나와 내 가족의 안위를 위협할 수 있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기본자원을 보존하고, 내 몸과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내 가족이 건강한 상태로 이 위기를 견뎌낼 수 있으면,

 

그럼 그 다음에 얼마든지 좋은 날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사업이든, 가계의 운용이든 방어적으로 하시고, 보다 좋은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을 보면서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추신:

 

분할 매수를 말씀드리는 것은 정확히 언제쯤이 바닥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분할해서 여러 번에 나누어 매입함으로써 매입 평균가를 낮추자는 것입니다. 정확히 언제까지 환율이 떨어질 지도 알 수 없습니다. 연말까지는 하락 흐름이 갈 듯 한데, 연말 이후에 어찌될 지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의 반등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이를 따라갈 듯도 하고

 

예측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므로 정확하게 예측하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여러 번에 나누어 분할 매수 함으로써 평균 정도는 쫓아가겠다는 기분으로 움직이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윗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섣부른 환차익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아예 접으시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한 보험료를 기꺼이 치르겠다, 는 개념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오늘은 세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Posted by kevino
,
갈색추억
금은 930달러/온스당(28.35g)정도 까지 봅니다만 08.12.18 IP 121.186.***.25
리플달기 | 신고하기
댓글 i
1 troy oz = 31.1034768 그램, 금은 일반 물건과 측정 단위가 다릅니다.^^ (허접 금투자자가^^) 08.12.18 IP 222.109.***.111
리플달기 | 신고하기
댓글 sylphid
귀금속용의 트로이온스(oz.t.)와 약품계량용의 약용온스(oz.ap.) 입니다... 잘 구분하셔야 해요... 1트로이 온스 31.1034768 g ,1트로이 온스는 약 8.29426 돈 ... i님 금에 관심 많으신 건 익히 알고 있답니다 ^^ 08.12.18 IP 203.130.***.171
Posted by kevino
,
  • 번호 454033 | 2008.12.19 IP 125.129.***.46
  • 조회 10783 주소복사

제가 전에 이치를 따진다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에 대한 댓글 중에 이치대로 따지자면 경제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니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달러 강세의 이치를 따져보려고 합니다. (요즘은 약세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일단 금융위기 발생 이전보다는 여전히 강세다, 라고 말씀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달러가 왜 강세일까요?

  

포인트는 환율은 서로 다른 두 통화 간의 비교를 통해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원래 대부분의 평가라는 것이 절대 평가’(이것도 신의 영역인 듯)는 어렵고 다른 존재와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달러가 그냥 강세가 아니라 다른 통화와 대비해서 강세입니다. 예를 들어 유로화나 우리 원화에 대비해서 강세입니다.

 

화폐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그 나라의 경제력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 유럽과 한국의 경제가 미국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 유로화와 원화는 미국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요는 미국의 경제 형편이 좋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인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형편은 나쁘지만, 유럽이나 한국의 경제 형편이 더 나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인 것입니다.

 

위기의 시발점은 미국이었는데, 정말 유럽이나 한국의 경제 상황이 미국보다 더 나빠질까요?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분기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미국은 아직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유럽이 먼저 마이너스(-) 성장률로 떨어졌습니다. 물론 미국도 3분기가 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요는 미국 경제가 힘들어지면 유럽 경제가 더 먼저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수출의존도가 유럽보다 훨씬 높은 우리 한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전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에 의존해왔던 측면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세계 각 국의 경제가 미국의 과소비에 의존해서 성장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의 과소비는 자산버블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었구요. 그러다가 거품이 뻥, 하고 터진 것입니다.

 

그럼 미국의 소비 침체로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그에 의존했던 유럽과 한국 경제는 더 나빠집니다.

 

그로 인해 나타난 결과가 미국 달러의 유로화, 원화에 대한 강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언뜻 '통념'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아래는 전에 캡쳐해두었던 그림입니다. 미국증시가 폭락했던 날 아침에 캡쳐한 세계 각국의 환율입니다.

 

 

 

날짜를 보니 11 7일이네요. 그 전날 미국증시가 - 4.85% 폭락을 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증시가 폭락을 하니(미국의 실물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니) 미국 달러화가 일제히 세계 각국의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엔화, 위안화만 예외입니다).

 

미국 증시 폭락이 미국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이긴 합니다만, 그로 인해 다른 나라들의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이니 상대적으로미국 달러가 다른 통화들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설명은 이렇습니다만, 하여튼 당시 세계 각국 환율의 반응을 지켜보려니 참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캡쳐해두었던 것입니다.

 

이상이 화폐의 가치적인 측면에서 살펴 본 달러 강세의 이유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 삼을 수 있는 것은,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 흐름을 보면 11 20일 이후 안정적인 흐름(완만한 우상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원달러 환율 차트를 보시면 동일하게 11 20일 이후부터 안정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로달러 환율 차트를 보셔도 비슷한 시기부터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거꾸로 뒤집으면, 만약 미국 증시가 다시 폭락하는 사태가 온다면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따져볼 수 있습니다(경제학에서는 항상 수요와 공급이 기본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이 줄줄이 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습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우리 나라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이들 나라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어떻게든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것(외환 부도가 나는 것)만은 피해보려고 필사적으로 미국 달러를 구했을 것입니다(필사적인 달러 수요 증가). 하다 하다 안되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 나라가 그랬듯이 이제 이들 나라들은 달러에 한이 맺혀 앞으로는 필사적으로 외환보유고를 쌓으려고 할 것입니다(미래의 달러 수요 증가가 보입니다).

 

급한 정도만 조금 다를 뿐 지금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비슷한 상태입니다(중국, 일본 정도가 예외일 수 있겠습니다).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발생 초기에 모두 미국 FRB와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선진국들도 외환보유고가 불안한 것입니다. 그 뒤 FRB에서 추가로 협정을 받아준 우리 나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도 급하게 중국으로부터 달러를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5000억달러가 넘는 세계 3위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던 러시아도 달러가 급한 지경이니 중국, 일본 정도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국가가 달러가 급하다고 보시면 됩니다(전세계적인 달러 수요 증가).

 

달러를 둘러싼 수요와 공급이 이런 상황입니다. 그러니 수급 측면에서도 달러가 강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의 세계적인 경제 위기는 사실 미국의 잘못 때문에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왜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필사적으로 미국 달러가 필요한 상황에 내몰리는 것일까요?

 

그것은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비상시가 되면 기축통화만이 진짜 돈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가 원화를 아무리 많이 쌓아 놓고 가지고 있어도 이는 제대로 된 진짜 돈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가 한반도 안에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당장 원유를 수입해 와야 하지 않습니까? 원유를 수입하려면 원화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필요합니다.

 

우리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40% 가까이나 됩니다. 이 수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사실 지나치게 높은 감이 있습니다. 우리 경제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체제라면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서 자급자족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원화는 진짜 돈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가 필요한 것입니다. 결국 비상시에는 기축통화인 달러만이 진짜 돈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쯤에서 지금 우리가 굉장히 불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이치를 따져보면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게임입니다.

 

우리 나라는 10년 전에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외환위기는 전국민에게 물질적인 피해 만이 아니라 깊은 정신적인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상처는 아직까지도 남아있다고 봅니다. 사실 저는 우리 경제가 아직도 IMF가 심어놓은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리들은 그 이후로 달러에 한이 맺혔고 외환보유고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10년 동안 온 나라가 수출에 목을 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성, 현대차 등 수출하는 대기업들(수출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주로 대기업들이 합니다)이 한국사회에서 좀 지나친 대우와 존경을 받고 있다고 보는데, 그 이유도 근본적으로 따지고 보면 전 국민이 외환위기 때 받은 정신적인 상처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기업들은 나라를 구하는 영웅적인 존재 정도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정신적인 강박증을 느낄 정도로 수출에 내몰려서, 피땀 흘려 일해서 경제적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세계 6위의 외환보유고를 쌓았습니다.

 

그럼 이제 문제가 없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10년 만에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미국이 잘못했는데 말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의 내부에도 여기저기서 과도한 쏠림이 존재하긴 했습니다. 그로 인해 위기상황이 증폭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번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건 이치적으로 따져봐도 매우, 대단히 불공정합니다. 게임의 규칙 자체가 처음부터 불공정하게 짜여 있습니다.

 

세계 경제체제라는 것이 처음부터 매우 불공정한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판과 같습니다. 그 경제체제 안에서 아무리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서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봐야 비기축통화국가들(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은 단 한 방에 날라갈 수 있습니다.

 

일이 이렇게 불공정하게 돌아가는 것은, 세계의 기축통화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달러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새 음모론이 얘기되는 것은 이러한 사정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근거 없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라고만 하기도 어렵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습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하십시오.

 

===========================================

 

이날 원자바오 총리의 연설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다른 통화들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중국 기존 입장의 연장선이다. 중국은 위안화를 비롯해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이 무역대금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기축통화의 다극화 체제를 원하고 있다. 스젠쉰(石建勛) 중국 퉁지(同濟)대학 경제학과 교수(인민일보 컬럼니스트) "음울한 금융위기의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미국이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의 부를 착취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제 세계는 미국이 국제경제에서 유지해온 지배적 지위와 달러화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침없는 발언을 거듭해 왔다.

러시아도 중국과 비슷한 생각을 여러차례 밝혔지만 중국과 의기투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푸틴 총리의 제안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생각이기도 하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그간 미국이 금융 위기를 전세계에 `수출`했다고 비판해 왔고 국제사회를 고통에 빠뜨린 신용 위기도 `미국의 잘못된 금융시장 관리`에서 비롯됐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

 

지금 세계는 달러를 둘러싼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는 중이고, 경제의 새 판을 짜려는 시도들이 진행중입니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여튼 현재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스템을 둘러싸고 긴박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2008년 현재 우리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먼 훗날 역사가들은 2008년을 전후하여 세계경제사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두고두고 연구하고 논평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세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yeda
이쯤에서 읽어보는 재미있는 자본론 [따라서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계급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계급의 존재는 우리가 이때까지 도달한 입장, 즉 단순상품유통의 입장에서는 아직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상상력을 동원하자. 이와 같은 계급이 끊임없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폐는 - 교환없이, 무상으로, 어떤 권리 또는 강제에 의해 - 상품소유자들 자신으로부터 끊임없이 이 계급에게로 흘러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계급에게 상품을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무상으로 준 화폐의 일부를 속여 다시 찾아오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예컨대 소아시아의 도시들은 고대 로마에 매년 화폐공납을 바쳤다. 로마는 이 화폐를 가지고 이 도시들로부터 상품을 구매했는데, 그것도 대단히 비싼 값으로 구매했다. 소아시아인들은 상업이라는 방법을 통해 로마인을 속임으로써 자기들의 정복자들로부터 자기들이 바친 공납의 일부를 회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은 자는 역시 소아시아인들이었다.
 
왜냐하면 자기들의 상품의 대가는 여전히 자기들이 바친 화폐로 지불되었기 대문이다. 이러한 것은 결코 치부하는 방법 또는 잉여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이 아니다.
 
- 마르크스 자본론(비봉출판사) 1권의 상 211p 08.12.19 IP 123.108.***.30
리플달기 | 신고하기
 
Posted by kevino
,

  • 경제토론 선물환 매도금액 확인하는 법, 달러의 공급 공백
  • 세일러 세일러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454023 | 2008.12.19 IP 125.129.***.46
  • 조회 8042 주소복사

안녕하세요?

 

이 글에서는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 관련하여 그 누적금액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전 글에서 수출기업이 선물환 매도를 하게 되면 같은 금액 만큼 외채가 생겨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외채의 금액을 확인함으로써 선물환 매도 누적금액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채는 보통 환 위험 헷지에 따라 생겨난 외채라고 명명됩니다.

 

이 금액이 얼마인지를 알아야 하는데요,

 

아래의 연합뉴스에 실린 자료를 보시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001&aid=0002298187

 

조선사 등의 환헤지로 인한 상환부담 없는 외채는 938억달러”(6월말 기준)라고 나와 있습니다.

 

10월 초에 외채에 관한 불안감이 제기되자 재정부에서 문제없다고 하면서 외채의 상세한 내역을 발표한 자료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누적금액이 해소되어 가는 것을 확인하려면 어디서 찾아볼 것인가, 인데요, 일단 손쉽게 통계수치를 조회해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제가 찾아본 바로는 없는 듯 합니다.

 

경제 관련 통계는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이나 국가통계포털에 잘 정리되어 있는데, 이 곳을 뒤져봐도 단기부채, 장기부채식으로만 정리되어 있고 위의 금액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재정부 홈페이지를 뒤져도 마찬가지이구요. 혹시라도 어느 분이 찾게 되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마도 환헤지에 따라 생겨난 외채가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보니 통계수치로 관리되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최근에 이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10월 초에 신문 기사가 난 것이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추론할 수 밖에 없었는데, 어떤 사람은 1500억달러 정도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하여튼 이 기사를 통해 총액이 938억달러(6월말 기준)라는 것은 알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자기가 원하는 시기에 이 금액이 얼마나 해소되었는지 알려면, 추론을 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약간의 품만 들이면 상당히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라고 썼는데요, 사실은 조선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5대 조선사가 선물환 매도를 쳐놓은 내역을 보면 (같은 6월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238억달러

삼성중공업 160억달러

대우조선해양 182억달러

STX조선     104억달러

현대미포조선  54억달러

 

합계 738억달러

 

입니다. 단지 5개 회사가 이 정도이니 엄청나지요? 사실 제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한 것도 현대중공업의 선물환 매도 금액이 너무 엄청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조선업체들이 이렇게 엄청난 금액을 매도 쳐 놓은 것은 조선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인데요,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하여튼 전체금액 938억달러 중에 5대 조선사의 금액만 738억달러(78.68%)이니 이들 5대 기업의 선물환 매도 누적금액이 해소되어 가는 것을 체크함으로써 전체를 미루어 짐작해도 큰 낭패는 없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이들 5대 기업의 누적금액은 사업보고서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의 II. 사업의 내용, 에서 6번 파생상품 등에 관한 사항, 에 보시면 표로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보시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사업보고서(6월말 반기보고서) 중 해당 부분 참고하시도록 붙여놓습니다.

 

 

 

합계 금액을 보시면 238억달러를 950원 정도(그동안 올랐던 환율과 비교하니 마음이 무거워지네요)에 매도해놓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중평균 만기가 09 9월로 나와 있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과도한 선물환 매도가 해소되는 기간으로 2년을 말씀드렸는데요, 여기 나온 09 9월은 가중평균 만기일자이므로 2배 정도의 기간으로 늘려잡아야 하고 다른 조선업체들의 만기를 고려할 경우 2년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지난 번에 각 업체의 9월말 분기보고서가 나왔을 때 누적금액을 체크했었는데, 6월말의 금액 합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선물환 매도 누적금액은 앞으로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에서 공백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장은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런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환율 문제에 대한 저의 조언을 별도 글로 오늘 같이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세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

379
0
세일러님의 다른글보기 세일러님프로필이미지


들마루
정말 초보도 알기싑게 잘 설명해 주셔서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요. 한가지만 질문을 드려도 될런지요. 달러당 950에 선물환 매도를 했다면 환율의 폭등으로 1400대가 도었다면 그 손실은 누가 입는건지요. 혹시 키코... 정말 감사합니다. 08.12.19 IP 59.5.***.136
리플달기 | 신고하기
댓글 har_red
키코는 환율이 계약 내용에 따라 상한선 이상 올랐을 때 환차 이익을 잃을 뿐 아니라 덤탱이로 손실을 보게 되는 거죠. 08.12.19 IP 121.165.***.146
리플달기 | 신고하기
댓글 박영호
선물환을 매도한 측(조선업체)이 손해를 본게 아닐까요? 왜냐면, 선물환매도를 안했으며 선박대금으로 받은 1달러를 현물시장에서는 1,400원에 팔(원화로 환전할) 수 있는데 950원에 팔아야 하니까요...반대로 환율이 하락하여 800원이 되면 이득을 보게 되는 거지요. 회계적으로는 공정가치위험회피회계, 현금흐름위험회피회계라는 헤지회계가 있습니다... 08.12.19 IP 59.10.***.50
리플달기 | 신고하기
댓글 박영호
일종의 기회손실입니다. 현금이 유출되는 손실이 아니고, 이득 볼 것을 못 본거죠^^ 08.12.19 IP 59.10.***.50
리플달기 | 신고하기
Posted by kevino
,

  • 번호 452336 | 2008.12.18 IP 125.129.***.46
  • 조회 25950 주소복사

제가 전에 읽었던 신화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마야 아니면 잉카의 신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간들이 죄를 너무 많이 짓자 신이 노하여 대홍수의 징벌을 내려 인간세상이 멸망하고 맙니다.

 

살아남은 일부 인간들이 다시 번성하였는데, 예전에 대홍수가 닥쳤던 것을 기억하고 이번에는 나무로 집을 짓습니다. 그러자 신은 불을 놓아 인간세상을 멸망시킵니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이번에는 불이 두려워 돌로 집을 짓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신은 지진을 일으켜 역시 인간세상을 멸망시키고 맙니다.

 

신화의 세부 사항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내용만은 잊혀지지 않는 걸 보면 처음 읽을 때 인상이 강렬하게 남았나 봅니다.

 

이 신화를 보면 대재난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예측하고 대비하면, 꼭 반대로 터집니다.

 

주목할 것은 이와 유사한 현상이 경제공황에도 항상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신들의 자본주의 역사에서 경제공황을 유달리 많이 겪은 나라입니다. 1830년대 이래 여러 차례의 경제공황(1929년의 대공황 전에 이미 3차례의 공황을 겪음)을 겪었는데, 그 때마다 공황의 유형이나 성격이 과거와 아주 달랐기 때문에 사람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공황이란 쉽게 말해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것인데,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공황이 아니겠지요.

 

제가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태는 어떤지 한 번 생각해보기 위함입니다.

 

큰 부담없이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의 나래를 한 번 펼쳐보겠습니다. 일종의 사고 실험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 가 아니라 그냥 상상을 펼쳐보는 것입니다. 큰 부담없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심리상태를 가만히 살펴보면 (하이퍼)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공황), 양쪽 모두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사회저변의 심리상태만을 놓고 본다면, 이 상태로는 둘 다 진행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을 돌이켜 가만히 생각해보면, 큰 시세의 상승은 대다수가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주저주저할 때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가 상승을 예상하고 너도나도 뛰어들 때는 슬슬 상투가 가까웠다고 보면 맞습니다.

 

반대로 하락의 경우도 모두가 방심할 때 급격한 하락이 나옵니다. 2000 IT버블이 붕괴할 때를 돌이켜보아도, 모두가 새로운 미래에 대해 낙관할 때 급격한 하락이 나왔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하락할 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을 때는 큰 하락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상승을 계속했습니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이미 돈을 찍는 윤전기를 돌리기 시작했고, 우리 한국은행도 발권력 동원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나중에 하이퍼 인플레가 올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두려워하고 은연 중에 대비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심리상태 그대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진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나중에 인플레이션이 정말 일어난다면, 그 때가 언제냐 하면, 그건 사람들이 인플레에 대해 경계하다 지쳐서 이제 더 이상 인플레는 일어나지 않을 게 틀림없어, 라고 말하게 될 때, 경계심이 완전히 풀려버릴 때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현재 일부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겁먹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 전반에 이런 심리상태가 깔려있으면 이 상태 그대로는 급격한 디플레이션(공황)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공황 형태의 급격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그 때가 언제냐 하면, 우리들의 긴장을 풀어놓고, 방심하게 해놓고 일어날 것입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계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로는 크게 떨어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들의 전망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된다기 보다는, 시장 상황이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어떤 한쪽 방향으로 몰아놓고는, 정작 사태의 진행은 사람들의 예측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진행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지금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흐름에 걱정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주식시장이 계속 오르리라고 확신하는 사람 아직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 계속 오르기 쉽습니다. 실제로 그런 흐름이 보이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저의 앞 글들에서 꼬여있는 수급구조를 설명드렸습니다. 지난 주에 한국은행이 1%P나 한꺼번에 금리를 낮추었고, 연말이면 해외송금수요도 있고 해서 환율이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들이 많았습니다. 그럼 계속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난 주 수요일(10) 아침에 올렸던 두 번째 글 환율은 왜 오르기만 했나라는 글의 말미 추신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

 

12/10 환율은 왜 오르기만 했나

 

추신:

 

현재 주식시장의 상황은 단기적인 반등을 주는 국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어마켓 랠리이긴 하지만 꽤 갈 듯도 합니다. 저점 대비 50%까지의 반등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해보는데요, 이런 제 생각이 맞는다면 환율도 당분간은 안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예측이니 책임 못집니다 ^^ )

 

그런데 제가 이 글에서 설명드린 부분, 외환시장의 공급측면에 공백이 존재한다는 부분은 앞으로 2년 내내 영향을 미칠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베어마켓 랠리가 끝나고 나면 이 부분이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고 봅니다.

 

큰 탈 없이 지나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투기세력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데, 베어마켓 랠리가 끝나고 나서 이들이 준동하지나 않을까, 이런 저런 걱정이 됩니다.

 

=======================================

 

제가 당시 이런 글을 첨부했던 이유는, 향후 환율이 상당히 하락하면서 시장참여자들을 안심시키는 시장 흐름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미리 경고를 해놓은 셈이랄까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한동안 주식시장 상승, 환율 하락으로 갈 듯한 시장의 흐름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성탄, 안도감 속에서 연말을 맞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월에도 계속 갈 지 모릅니다.

 

이전 글에서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제 말은 이렇게 갈 것이다, 라는 예측은 아니고, 이런 흐름이 있다, 정도입니다.

 

흐름 자체를 되돌리는 어떤 돌발변수가 생기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것이 흐름입니다. 다만, 그제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1.7% 하락했다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이 상승하는 걸 보면 왠만한 악재는 무시하면서 오를 듯도 합니다.

 

저는 이런 흐름이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를 급격하게 공포에 빠뜨렸던 것이 무엇일까요? 가만히 따지고 보면 주식시장의 폭락과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했던 것입니다.

 

펀드 열풍과 과거 몇 년간의 대세상승으로 국민들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 한국 경제는 부존자원이 없어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환율에 매우 민감합니다. IMF 위기의 기억 때문에 환율 급등은 전 국민을 공포에 빠뜨립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우리 국민들의 심리 상태가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으로 쉽게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꾸로 지금 시점에서는 한동안 주식시장이 저점 대비 상승했고, 또 환율이 고점 대비 꽤 떨어졌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벌써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심리가 상당히 안정감을 찾았다고나 할까요?

 

앞으로도 한동안 주식시장이 계속 오르고, 환율이 계속 하향추세로 안정화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의 심리가 풀어지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 곳 아고라의 심리상태마저 바꿔놓을 지 모릅니다. 괜히 쓸데없는 비관론에 젖어 있었다며 아고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경계하느라 부릅떴던 눈에 졸음이 밀려들고, 마지막까지 깨어있던 사람조차 눈꺼풀이 가물가물해질 때, 그때가 위험할 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공황이 터진다면 아마 이런 상태에서 터지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아래 미국 다우지수의 100년 차트를 한 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190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다우지수 차트입니다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대공황 시기입니다.

 

대공황 당시 엄청난 하락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주가는 상승했다, 장기투자가 답이다, 라는 논리를 얘기할 때 흔히 인용되는 차트입니다.

 

여기서 대공황 당시 주가지수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대세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사람이 3년 동안 계속 대세 하락하는데, 가치투자의 신념을 갖고 계속 보유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다고 봅니다.

 

다음 두 번째 차트를 보시기 바랍니다. 1920년에서 40년까지 20년 동안의 차트입니다.

 

 

 

먼저 차트에서는 장기간의 상승 중에 나타난 하락이었다는 느낌이지만, 이 차트를 보면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29년말부터 32년까지 3년간 이어진 대세하락 기간에 놓여있던 사람들이 장기적 상승에 대한 비전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주가는 고점 381.17 에서 저점 41.22 까지 떨어졌습니다. 89.18%의 하락률이고 10분의 1 토목이 난 것입니다.

 

다음으로 하락기간을 확대한 마지막 차트를 보시겠습니다.

 

 

 

이 차트에서 한 가지 꼭 생각해봐야만 할 점은,

 

29년말에 시작된 3년간의 대세하락 기간 동안에도 큰 반등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첫번 째 나타난 반등을 잘 보십시오.

 

고점 381.17 에서 198.69 까지 하락: 하락률 47.87%

 

단기 저점 198.69에서 294.07까지 상승: 상승률 48%

 

고점 대비 50% 하락 후에 다시 50% 가까이 상승하는 반등을 주었던 것입니다. 수개월에 걸쳐 무려 50% 정도되는 상승입니다.

 

우리 나라 주식시장에서 지난 몇 년간의 상승기간 중에 가장 큰 상승으로 느껴졌던 기간이 2005년이었습니다. 당시 1년동안의 상승폭이 50% 였습니다.

 

가만히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당시 뉴욕에 있던 일반 서민층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감정이입을 시켜서 그 사람의 느낌과 생각이 어땠을지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이때 뉴욕의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저는 틀림없이 이 기간동안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또 한 번 뒤늦게 주식투자에 다시 뛰어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근거없는 비관론 때문에 저점에서 손절매한 꼴이 되고 말았다, 또는 저점에서 살 수 있는 좋은 투자기회를 놓쳤다고 한탄하며 다시 어깨쯤 올라온 뒤에 추격 매수에 나서게 되는 것이지요...

 

78년 뒤의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진바닥은 41.22 포인트지요. 두번째 꼭지인 294.07 포인트에서 투자에 나선 사람들은 이후 손절매를 못했다고 치면 86% 의 손실을 입어야 했습니다.

 

대폭락의 원리, 공황의 원리는 이런 것입니다. 중간 중간에 상당한 폭의 반등을 줍니다. 그렇게 상당폭의 반등을 주기 때문에 10분의 1 토막이 가능한 것입니다. 반등을 주지 않고 단번에 떨어진다면 결코 10분의 1 토막이 날 수 없습니다.

 

제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식시장의 반등과 환율 하락에 대해 우려가 되는 것은 이런 부분들입니다.

 

그냥 이런 저런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와중에 생각해보는 상상에 불과합니다만, 혹시라도 이런 흐름으로 전개된다면 더욱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겠기에, 경계하는 차원에서 한 번 정리해서 말씀드려 보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kev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