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모기지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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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 필자: Alan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 일자: 2007년 9월 30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뭔가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 사실 여러 가지가 잘못된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 상당수의 주택소유자, 투자자, 금융기관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여태까지 정책결정자들이 위기관리에만 매달려 온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곧 비난, 즉 아주 고전적인 서로 삿대질하기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삿대질은 흔히 비열한 짓인 동시에 개선책을 찾아내는 더 중요한 과업으로부터의 탈선을 일으킨다고 비난받곤 한다. 미안하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서브프라임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우리가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거듭되는 삽질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정책 변화를 고안해 볼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삿대질을 해보자. 너무나 많은 것이 잘못되었기에 한 손에 붙은 손가락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첫 번째 손가락은 집을 사겠다고 무모하게 돈을 빌린 결과, 채무불이행으로 직행하게 될 가능성이 너무 높은 모기지를 스스로 져버린 주택 소유자들을 지목한다. 그들은 [자기 주제를] 더 잘 알았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아담이 사과를 따먹은 이래, 어리석은 소비자들은 사방에 널려 있다. 더 상세한 금융 지식이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방준비은행은 대출받는 사람들이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모기지 상품설명서를 더 알기 쉽게 개정하는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다. (“경고! 이 모기지는 당신 가족의 재정상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나도 그 노력에 대해 찬성하기는 하지만, 그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집을 한 번이라도 사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이 받게 될 서류뭉치는 두툼하고 빽빽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우리가 한층 더 두껍게 만들어 주어야 하나?
더 짧고 쉬운 문장으로 써놓으면 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그것이 진짜 중요한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2년 안에, 당신이 내야 할 월부금이 두 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거기엔 꼭 알려줘야 할 것이 매우 많다. 정교한 모기지 상품은 까놓고 말해서 그냥 너무 어렵다. 그리고 무슨 짓을 하던 간에 그 사람들은 이런 문서들을 결국 읽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손가락으로는 대부자를 가리키는 것이 보다 유익한 일이 될 것 같다. 일부 대부자들은 한마디로 고객들에게 전연 부적절한 모기지 상품을 팔아 왔다. 그리고 고객들은 그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위험한 모기지를 얻도록 유도된 어설픈 소비자들의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부문에서는 뭔가 해볼 여지가 있다. 일선 대부자를 위해, 모기지 상품을 파는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할 “적합성 기준”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행법 하에서, 은퇴한 노파에게 최후의 5천 달러를 증거금으로 걸고 투기등급 주식을 사들이도록 권한 주식중개인은 법적 책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한 투자는 (워렌 버핏에게는 적합할지 몰라도) 그녀에게 “부적절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알기 때문에 그 중개인은 보통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모기지를 위한 그런 기준을 만들고 지키도록 강제할 것인가? 현재, 어떤 은행에도 속하지 않고, 따라서 연방정부의 규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는 모기지 업체들이 만들어낸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전체의 약 절반에 달한다. 이것은 터질 시간과 장소만 기다리고 있는 사고나 다름없다. 우리는 모든 모기지 대부자들을 연방 규제 하에 넣어야만 한다.
이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은행들이 건전한 대출 관행을 따르도록 보장하기 위해 더 잘 일하지 못한 은행 규제담당자들이 삿대질하는 다음 손가락의 표적이 되어야 함을 말해 준다. 다행스럽게도 규제담당자들은 그들이 일을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미 대책 마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규제자들은 심각한 인센티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옛날 식 금융에서는 모기지 대출을 해준 은행이 그것을 여러 해 동안 쥐고 있었고(지미 스튜어트가 나오는 영화 "It's Wonderful Life"를 생각해 보라.), 그렇기 때문에 대출심사를 주의 깊게 할 명백한 동기가 있었다.
그러나 신식 금융에서는 은행과 모기지 브로커들이 모기지 대출을 해준 다음, 그것을 “증권화”, 바꿔 말하면 수천 건의 모기지 대출을 모아 그 전체 집합의 일정 지분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대형 금융기관에 바로 팔아치운다. 이러한 “모기지 기반 증권”은 곧 전 세계의 투자자들, 즉 처음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팔려나가게 된다.
증권화는 멋진 일이다. 증권화는 시장을 활성화하고 모기지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우리는 분명히 이런 장점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증권화는 최초 대부자로 하여금 채무자가 대출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엄격히 심사해야만 할 동기를 급격히 감소시킨다.
어쨌든 그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누군가 딴 사람이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이 인센티브를 복원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마도 최초 대부자로 하여금 각 모기지의 일정 지분은 [팔지 못하고] 쥐고 있도록 하는 규제를 만드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잠깐. 최종 투자자야말로 대출의 적절성을 검토할 모든 인센티브를 갖게 되는 사람 아닌가? 그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위험도가 높은 모기지 증권을 사들였다면, 그건 그들의 책임이 아닌가? 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은 나로 하여금 삿대질의 네 번째 표적을 지목하게 한다. 현 시점에 이르러서는 일시적인 장밋빛 환상에 휩쓸린 많은 투자가들이, 자신들이 뭘 사들였는지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하지만 그들은 왜 그렇게 얼간이처럼 행동했는가? 그 답의 일부는 그 증권, 특히 이제는 악명을 떨치게 된 부채담보부채권(CDO)이 쓸모 있기에는 아마도 너무 난잡한 물건일 거라는 점이다. 이 점은 다섯 번째 손가락이 삿대질할 표적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바로 CDO같은 증권들을 기획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투자은행가들이다.
이 답의 다른 일부는 비난의 삿대질을 받아야 할 여섯 번째 표적이 될 만하다. 투자자들은 신용평가기관을 너무 많이 신뢰했으며,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신용평가기관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기관들을 끌어내 여론의 뭇매를 가하려는 시도가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 시스템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 더 건설적인 행동이라 하겠다. 여기에는 또 다른 심각한 인센티브 문제가 걸려 있어서, 이것은 쉽지 않은 질문이다.
현행 체제 하에서 신용평가기관은 그들이 평가하는 바로 그 증권의 발행자에게 고용되고 보수를 받는데, 여기에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일어날 명백한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만약 내가 학생들의 숙제를 채점한 후 그에 대해 학생들로부터 직접 보수를 받겠다고 제안한다면, 우리 학장은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게 증권이 평가되는 방식이다. 이 점은 개선을 필요로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는 분명치가 않다.
자, 이것이 내가 지목하는 잘못한 자들의 명단이다. 우리가 이 모든 곳에 삿대질을 하긴 했지만, 고 Ned Gramlich의 현명한 조언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그는 누구보다도 일찍 그리고 분명하게, 떠오르는 서브프라임 문제를 알아차렸던 연방준비은행의 전직 이사였다.
그렇다. 서브프라임 시장은 우리를 수렁에 빠트렸다. 하지만 이것이 폭발하기 전에 서브프라임은 다른 방법으로는 돈을 빌릴 수 없었던 수백만 가정에 살만한 집을 제공해 주었었다. 그러한 성취는 많든 적든 가치 있는 일이었으며, 사실 상당한 업적이었다.
우리는 서브프라임 시장을 구원하기 위해 서브프라임 시장을 때려 부술 필요까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