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썼던 글(경제위기의 원인과 회복시기 전망)을 다시 읽어보니 너무 못쓴 티가 보이는 군요. 전개의 속도도 들쭉날쭉하고 그래서 좀 더 보완하고 추가 내용도 넣어 보고자 합니다.
현재 위기의 정확한 본질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공황은 과잉생산에서 온다고 말했는데 이 말은 이번 경제위기에도 적용되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앨런 튜링이 발명한 튜링 머신보다 더 나은 계산기를 만들어 보려 하지만 어떠한 시도도 아직까지는 실패로 돌아가고 있듯이 아직까지는 마르크스의 주장이 맞음을 계속해서 확인하게 되는 군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래의 몇몇 글들을 읽어 보세요.
[경향과의 만남]“경제위기 ‘깡패 자본주의’ 탓” ㆍ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0271749445&code=210000
옛날에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사람들을 똑똑하다고 합니다. 대개는 하나를 알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종적으로 여러가지 결과물을 논리등을 이용하여 알아낼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방향을 달리 보면 또다른 깨달음이 있는데 이는 횡적인 분야에서 나옵니다. 인생을 세심하게 반추해보면 특정분야의 한가지 깨달음이 다른 분야에서도 상당부분 유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면 20대 80이라는 파레토의 법칙이 성격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유사하게 관찰되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사람의 혈류 순환이 건강하거나 어렸을 때는 막힘이 없다가 노화가 진행되어 가면서 피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지지 못하고 그로 인해 다양한 건강상 문제가 생기듯이 경제도 돈의 흐름이 막히게 되면 문제가 생기는 것도 좋은 예입니다. 사람도 노화가 진행되서 죽고, 국가도 기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역동적인 흐름 단절 등으로 인해 결국엔 망했고, 기업도 100년정도 지난 후에 남아있는 회사가 몇 개이상 찾아보기 힘듭니다. 건설회사, 지자체를 부도내고 사기도 치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사람이 경영하는 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마찬가지로 충분히 예상되는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여러 분야의 공통된 현상을 파악해서, 다른 분야의 진행을 예측하다.
과잉 공급이 생긴 원인: 어느 중소기업의 예
어떤 중소업체에서 매년 10억 매출을 올리다가 어느 날 대기업의 10억짜리 납품 제안을 받았다고 합시다. 회사사장이라면 매출을 올릴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대기업과의 계약서를 들고 은행으로 가서 대출도 받고 저축도 투자금으로 투입해서 생산 장비도 사고 20억짜리 생산이 가능하도록 자재도 구입하게 됩니다. 이 계약이 몇차례 이어지다가 대기업과의 신뢰도 쌓이고 해서 1000억짜리 계약을 땄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계약이 향후 몇 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하에 중소기업의 모든 시스템이 1000억 매출이 가능한 구조로 맞춰지게 됩니다. 매출이 올라가니 주식도 올라가고 돈 유입량이 많아지고 돈이 많으니 사원복지도 좋아지고 모든 것이 좋아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경제 성장 전망의 대폭수정과 같은 경제상황의 급작스런 변화든 중소기업 기들이기든 잡아먹기든 그 이유가 어떻게 됬든지간에 대기업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1000억짜리 계약이 없어졌다고 칩시다. 여기에서 이 회사가 사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1000억짜리 매출을 대기업이외의 곳에서 찾을 수 있으면 회사의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가장 좋은 경우겠지요. 하지만 못 찾으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별수 없습니다. 회사를 닫던지 아니면 예전의 10억짜리 시스템으로 다이어트 해야 됩니다. 안그러면 과잉생산이 되어 버립니다. 아니 이미 과잉생산이 되어 있습니다. 재고를 1000억 매출이 가능할 정도로 가지고 있었을 테니 말이죠. 재고 판매처도 없으니 헐값으로 내보내야 되고 생산 장비도 줄이고 직원도 줄이고 복지 모든 것이 예전 10억 매출을 했던 정도로 회사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아 또 다른 방법이 있겠군요. 회사 업종 변경을 하는 겁니다. 때마침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군수물자 제조 하는 회사로 변신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수 있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과거 발생했던 대공황이랑 유사한 점이 보이는 군요. 이런 과정이 국가 전체에서 발생된 것이 산업자본이 과잉생산으로 그래서 주가 폭락, 실업증가로 귀결되는 대공황입니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점이 개인적으로 신용과 실물의 동기화 속도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얘기해서 실물경제총합 = 신용의 총합 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물론 이 둘은 동격이 될 수는 없겠지요. 개인적으로 실물화폐와 빚을 포함한 신용의 합계가 실물 경제의 규모와 적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면 건강한 경제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적절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는 게 문제겠지요. 나선님이 언급한 secular GDP방법도 하나의 측정도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실물의 정의를 여기에서는 개인적으로 노동+기계의 생산과 소비의 총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선: secular GDP - It's the debt stupid! [26]
신용의 변화가 실물의 변화보다 빨라서 이 둘의 격차가 너무 커지면 문제가 생깁니다. 금리를 변경하거나 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순간적이고 단계적으로 변화하고, 이러한 결정에 따라 신용의 규모가 변하며 최종적으로는 실물경제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위의 중소기업의 예를 감안해서 이번 경제위기를 봅시다. 이전 글에도 언급되어 있으니 자세한 것은 생략하고 쓰겠습니다.
기업이 높은 확률로 생각하고 있던 미래의 소득 100%에 맞추어 회사 시스템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미래 소득이 1%로 줄어 들었습니다. 급격하게 신용이 변화했지만 실물을 당장 맞추어 조정하기 힘듭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동작하여 어쩔 수 없이 회사 규모가 강제적으로 축소됩니다.
경제란 성장기도 있고 후퇴기도 있습니다. 미국의 어떤 경제 성장시기에 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우선 저금리이었고 금융공학의 발전과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의 득세로 세계 자본 흐름의 제약이 약해져서 과거 지역내 저축으로 남을 자본들까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자본주의에서의 이윤의 경향적 저하의 원인이 무엇인가요. 이윤나는 곳에 투자가 몰리고 혼자 먹던 것이 여럿에게 나눠지니 이윤이 저하되는 것이지요. 미국이 파생상품으로 돈버니 다른 나라도 같이 이윤을 공유하자고 프레디 메에 투자도 하고 일본의 연금도 헤지펀드에 투자도 해서 등등 미국으로의 지속적인 자본유입이 이어집니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미래의 소득도 증가하고 주식도 올라가고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자본의 속성상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됩니다. 마치 어렸을 때 읽었던 러시아 동화에 나오는 거지의 이야기처럼 말이죠. 천사가 거지의 소원을 들어주어서 거지의 포대에 금화를 가득 채워주었는데 거지의 탐욕으로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다가 결국 포대가 터졌고 다 빠져나온 금화는 펑하고 사라지고 천사도 온데 간데 없이 찢어진 포대만 남았더라는 동화말입니다.
우량한 등급의 사람들을 이용하여 미국 경제를 키운 것에 더해 이제는 신용불량자들도 신용을 늘리는 시스템에 통합시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자 신용불량자도 현재 부동산에서 나올 미래의 소득을 바탕으로 현실의 소비활동을 벌입니다. 원래는 꿈도 못꿀 생활 수준을 은행이 나라가 도와줘서 누리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막장입니다. 더 이상 쥐어짤 성장동력을 찾지 못합니다. 거기에 소비는 늘어나고 돈이 흔해집니다. 식료품도 그냥 막 버려버립니다. 그만큼 많은 자원을 소비합니다. 곡식, 석유, 기타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 자원을 누구나 돈을 가지고 있으니 가격이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정도가 심해집니다. 신용이 실물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오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벌어진 간격을 메우게 되는 정화작업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석유에 대한 투기 바람으로 이젠 문제가 급격하게 커질 조짐을 보입니다. 석유가 얼마나 생산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지는 다들 알 겁니다. 불가항력적으로 파국을 맞는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대처를 해야겠기에 이젠 재정정책을 경착륙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 등을 펴게 되고 이는 서브프라임의 순환구조를 깨트리게 됩니다.
신용에 변화를 급작스럽게 주는 정책을 폅니다. 높은 확률로 존재했던 미래의 소득이 갑자기 펑하고 사라집니다. 그런데 아직 세계 생산, 소비 시스템은 미래의 소득을 예상하고 맞춰져 있는데 소득이 펑하고 날라갔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날라갔는지 모릅니다. 현황을 파악해야 할 감독기관이 있으나 직무유기인지 역량부족인지 파생상품의 고도화인지 뭔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신용을 창출했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예를 든 중소기업처럼 줄어든 매출액이 얼마인지 알기라도 하면 목표라도 있을 텐데 이건 얼마만큼 줄여야 되는지 감도 안옵니다. 그렇다고 다른데로 수익이 날 수 있는 투자처도 없고 그냥 동네 짤짤이로 피레미나 잡아먹는 것으로는 기별도 안갑니다. 금융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신용거품이 마르크스가 지적한 공급과잉을 만들어낸 사례입니다. 예전에는 산업자본이 지금은 금융자본이 바톤을 바꿔서 만들어낸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황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의 경험을 추가했군요. 앞으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요.
과연 미국이 시스템을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틸 방법이 있을까요? 6 시그마에서 관련인자는 여러 개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핵심요인 한 두가지가 대부분의 개선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듯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는 정상상태로 돌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일이 시스템을 최대한 줄이지 않으면서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중산층이 많이 사라지고 실업이 늘어난 상태에서 빚은 산더미같이 쌓인 저축하는 대로 빚갚는데 사용되는 상태에서 예전만큼의 소비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기업은 생산설비를 유지할 수 있나요? 무슨 수로? 금리를 낮추어서 생산을 유지하면 자연스레 소비가 늘어나나요? 시간이 흐르면 소비가 늘긴 하겠죠. 그전에 빚부터 갚고 나서. 아님 빚을 탕감해주던지. 은행은 보전해주면서 국민들은 안된다면 그래도 세금은 더 내야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위기때는 근본을 돌아봐야 됩니다. 신용과 실물은 적당한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 둘의 괴리가 심해지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문제의 해결은 다시 적당한 관계로 돌아가는 것 그것밖에 없습니다. 예전 거품이 생기기 전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님 어느 정도 거품을 유지하는 수준까지 갈 것인가 그것을 빨리 결정해서 행동으로 옮겨야지 안 그러면 폭동아니면 전쟁납니다. 그리고 나서 공황이 안생기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금본위제도 그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겠죠. 아마 다음 글은 금본위제가 왜 호응을 못받는지에 대한 내용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