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 세일러 --- 경제가 그리 쉬운줄 아나? 참 단순하게 보십니다.
- andy91 cynn****
세일러님이 이리 저리갔다 했던 말들의 종착역은,
"그리고 국채를 둘러싼 하이퍼 인플레이션 논리는 이제 끝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서 윤전기를 돌려 달러를 찍어낼 필요가 없으니까요."
라는 것인데, 이 양반의 논리는 은행에 이미 더 이상 윤전기를 돌려 달러를 찍어낼 필요가 없을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다라는 거다. 그 자금이 가계나 기업 대출 등으로 밖으로 흘러나갈 것도 아니고 해서 이 자금들이 결국에는 국채를 살 수 밖에 없지 않겠냐라는 것이다. 왜냐면 예금에 대한 이자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 길고도 꼬아서 글을 쓰셨는데,
미국의 국채발행 시스템을 한번 살펴나 보고 저런 주장을 했으면 싶다.
다른 분들은 한번 들어나보고 판단을 해 보시라.
미국의 국채의 경매에는 PD(primary dealer)들만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미국채경매에 독점적인 참여를 보장받는 대신에 무조건 경매에 나오는 국채를 매입해야할 의무를 지닌다. (해외 각국의 중앙 정부들이 미국채를 사고자 해도 PD들을 통해 주문을 넣는 indirect bid정도만 가능한거다.)
세일러 이 님은 은행들에 유보자금이 많기 때문에 그 돈으로 국채구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국채 경매에 쓰인 돈들이 어떻게 나온 돈인지를 알게 된다면, 저런 소리는 못할 거다.
이번 금융위기에서 미국채 경매에 참가하는 돈들은.... 이건 한마디로 Debt Monetization의 과정을 거쳐서 은행들 손에 쥐어지게 된 그런 장난질한 돈이 대부분이라는게 팩트다.
다시 말하면, 미 재무부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PD들이 그것을 사고, 위기가 시작된 이후 2월인가 3월인가 그때부터 FRB에서 미국채 매입을 시작했었다. 그런데, 심한 경우에는 발행된지 2주도 안된 미 국채를 다시 FRB에서 인수를 하는... 그런 장난질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국채 뿐만 아니라, 페니메이나 프레디맥과 같이 국유화된 회사의 사채...우리 말로 따지면 공사채 정도가 되겠다. 이런 채권들까지 FRB에서 인수를 해 준거다. 은행들에게 자체적으로 돈이 넘쳐서 국채를 산다기보다는 일종의 돈 장난질을 통해서 경매가 이루어지도록 애를 썼다는거다.
왜냐구? 미국채경매시스템의 붕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시작된다는 이야기이니깐..... 어쨌거나 이런걸 막으려고 저렇게 돈을 쥐여줘서 경매에 참가하게 하는 조작질을 벌여온거다. 바로 debt monetization이라는 건데 이에 대한 미국내 비판은... 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미국의 은행들.... (어차피 대형은행들만 이야기해도 충분할 듯 싶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에... 돈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그렇기는 하다. 세일러님의 말대로 대출이 거의 안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이유만일까?
미국 은행들.... PD로 참여하는 대형은행들의 경우에 엄청난 금액을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는 이유는, 단지 대출할 곳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다음 회계년도부터 심각하게 발생할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담금으로 쌓아두었기 때문이다. (각 금융회사별로 얼마만큼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두었는지에 대한 자료 찾아 놓은 것이 있는데, 귀차니즘의 이유로 생략한다. 어떤 회사의 경우에는 분기 이익으로 발표한 금액보다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았음을 명심하자.)
CRE에 대한 위기 이야기는 많이 듣지 않았나? Option_ARM 등도 물론이고... 그거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쌓아두는거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의 저축률이 높아졌으니 예금이 많아졌고, 그 이자 주기 위해 국채를 매입한다고 하는 말은 정말 작은 이유들 중의 하나 정도 뿐인게다. 그것도 전부가 아닌.....
설명을 하자면 할 이야기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미국민들의 저축률이 높아져서 그 예금에 대한 이자를 주기 위해서 은행들이...PD들이 국채를 매입한다는".....
세일러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는 충분할 듯 싶어 생략하겠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윤전기를 돌려서 달러 찍어내지 않아도 될 정도의 돈이 시중에 풀려 있다고 하는데........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일러님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찬성을 꾸욱 누르는 분들도 많은데........
앞으로 미국채 발행 등과 관련된 몇가지 이슈를 뽑아본다.
첫째, 미국은 지금 Second stimulus package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략 500 빌리언이 넘는 금액을 이야기하는 모양인데, 당연히 기계돌려 국채 뽑아내야지 돈이 어디서 나오겠나?
세금으로? 지금 미국의 대략 열개 정도되는 주 정부들... 지출은 줄일곳이 없는데.... tax revenue는 적게 나오고... budget gap이 아주 심해져서 아주 곤란한지경이란다. 심지어는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네바다 등을 포함한 주 등에서 올해 연말안으로 100만명 정도의 공무원이 실직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왜냐면, 돈이 없으니깐...
게다가 지방정부는 연방정부처럼 윤전기가 없기 때문에 적자재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빚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의 상황에선 참 곤란해진게다....(물론 캘리포니아의 IOU 같은건 뭐 예외적으로 봐도 되겠다. 규모자체도 무시할 정도로 작고, 오랜기간 지속할 만한 것도 아니니...)
이런 와중에 연방정부는 뭐 세금이 충분히 걷히는 줄 아나? 돈찍어내야하는거다.
둘째, FDIC ---- FDIC가 지금 미국 은행들 넘어지고 하는 바람에 거의 바닥에 다달았고 그 수장인 Bair 아줌마는 여러가지 옵션으로 머리를 굴려왔다. 예를 들면, 자신이 보증을 서야할 대상인 은행으로부터 돈을 차입하거나, 아니면 일종의 보험료를 미리 받겠다라든가...(물론 은행들 입장에서는 한번에 비용처리하는게 아니라 각 회계년도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몇년에 걸쳐 상각해 주는 괜찮은 조건으로), 아니면 거의 마지막 수단으로 5000억불에 이르는 미재무부의 credit line을 건드려야 하는 걸 고려중이라는데.... 이 5000억불이 어디 챙겨 놓은 돈이 아니라 미국채를 발행해서 만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셋째, FHA는 이미 법으로 정한 자본금도 까먹고 있는 상태인데, 여기도 돈 수북하게 들어가게 될거다. 조달방법은? 역시 국채 발행 밖에 있나?
넷째, FNM, FRE ----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같은 국영 보증회사..... 여기 계속 적자 심한데, 이 회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포기 하기 힘든 것이 미국내 부동산 보증의 40퍼센트 가까이를 담당하는 형편이라, 이번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던 부동산 가격의 회복을 위해선 시스템적으로 유지할 수 밖에 없는 회사들이라는 것..... 여기에도 적자를 메꿔주든.... 아니면 논의되고 있듯이, 두 회사 합병을 통해서 부실을 구제금융 등으로 퉁쳐내든가 해야할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미국의 debt ceiling 이야기를 해야겠다. 왜냐면 위에 언급한 것 말고도 돈 들어갈데는 무지 많은데..... 돈을 무한정 찍을 수 있나?
아마 12.1 trilion으로 기억하는데, 그거 아마 이번달 정도면 그 한도가 다 찬다고 한걸로 기억한다. (귀차니즘으로 인해 좀 찾는거 생략)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debt ceiling은 올라갈거다. 그런데 분위기를 한번 보면 무한정으로 펑펑 써댈수 있도록 해 줄 분위기는 아니다. 어제 신문들만 해도 오바마가 뭐 재정적자에 대해 언급한 기사 올라왔었다.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뭐 아프간 전쟁비용부터 줄여라 어쩌고 이런 이야기... 뭐 나오잖나.
audit the Fed 이런 이야기도 있고 말이다.
아무튼 미국채 발행도 내가 언급한 내용말고도 더 많은 복잡한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일러님이 보기엔 이제 더 이상 윤전기를 안 돌려도 될만큼 돈이 많아 보이는가? 너무 어린아이의 눈높이로만 보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