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토론 대출금리 인하 방법 : 금리의 동력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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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호 437739 | 2008.12.09 IP 129.25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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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금리인하를 바라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들, 돈이 부족하고, 그래서 금리인하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아무리 금리를 인하해도, 실제로 돈이 실물까지 파급되지 않습니다. 금리도 내려가지 않고요...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실제 대출 금리는 올라가는 기 현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조만간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것 같습니다. 회사채 시장은 완전히 얼어 붙었는데 은행들이 2조 3천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 그림은 시간과 금리간의 관계를 설명한 그림입니다. 기준금리는 보통 미국이나 유로권 등에서는 콜 금리를 이야기 합니다. 가장 만기가 짧은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보통 RP 금리를 이야기 합니다. 비슷한 성격입니다. 보통 우리가 대출 금리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은 장기금리쪽에 해당됩니다.

 

보면 기준금리 혹은 단기 금리는 낮고 장기 금리는 높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인데, 시간이 길면 길 수록 채무불이행에 따른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위험도가 금리에 반영되어 장기금리가 높게 나타납니다. 보통 경제가 순항중이고 금융시스템도 안정적이면 기준금리와 장기금리와의 금리차이는 작아집니다.  반면, 경제가 안 좋아지고 금융시스템도 불안정하면 장기채권의 소유에 따른 위험도가 커지므로 장기금리는 상승합니다.

 

이 그림에서 금융시장 상황이 좋아서 장단기 금리차이가 줄어들면 플래트닝, 그렇지 않고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면 스티프닝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이고 금리 변동폭이 작으면 보통, 금리 곡선은 다음 그림 처럼 변합니다.

 

즉, 기준금리의 인하에 따라 장단기 채권들의 금리도 같이 내려갑니다. 단, 금리가 내려가는 속도가 차이가 나는데, 단기채권일 수록 기준금리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장기채권일 수록 기준금리에 대한 반응이 느립니다.  이는 당연한데, 단기채권일 수록 만기가 빨리 돌아오므로 새로 발행하는 단기채권은 변화된 기준금리에 따라 발행되는 반면, 장기채권은 만기가 천천히 돌아오므로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양도 그 만큼 작으므로 장기금리는 기존 유통되는 장기채권금리와 가중평균이 되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화에 그만큼 느려집니다. 그래서 보통은 금리 변화를 작게 가져가서 장단기 금리가 비슷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듭니다. 제가 9월달에 한국은행이 0.25% 금리 인하를 했을 때는 금리인상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그 이유 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금융경색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급하게 내리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요?

위 적색 선 처럼 금리 곡선이 변합니다. 즉, 스티프닝이 심해집니다. 왜 그런가 하면,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렸기 때문에 장기채권 금리는 그에 따라가지 못합니다. 게다가, 금융경색 상황이므로 모든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돈이 많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하락을 노리고 시장 참가자들은 장기채권을 팔고 단기채권을 구매하게 됩니다. 결국, 단기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장기금리는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오르게 됩니다.

 

그러면 장기금리를 보유하는 것보다 단기금리 채권을 사는 것이 이익이므로, 채권투자자는 자꾸 장기물을 팔고, 단기물을 사게 됩니다. 그래프상에서 스티프닝이 더욱 심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IRS 시장에서는 스티프닝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금은 단기자금으로 몰리게 되고 장기 자금 쪽으로는 돈이 없게 됩니다. 이것이 장기금리를 더욱 올리게 되는 요인입니다. 결국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그림에서 파선과 같은 금리곡선을 기대하고 여기에 배팅하다 보니, 더욱 장기 채권의 금리는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대출이 안되서 한은이 아무리 자금을 공급해도 돈이 돌지 않게 됩니다.

 

정부는 한국은행측에 계속 압력을 넣어서 금리 인하를 올 초부터 강요했습니다.

금융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무능한 것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보수 언론들까지 가세해서 한은을 공격하고 금리인하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왜그런지는 뻔하게 보이지만, 그림처럼, 그런 단세포적인 생각은 결국 금리인하를 바라는 사람들을 더욱 곤경에 몰아 넣게 되어 있습니다.

 

금통위는 10월달에 0.75%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감행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장단기 금리 차이가 심해지면서 온 천지에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졌습니다. 만일 0.75%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9월달에 일어났다면 아마, 한국 금융은 지금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시기를 전후해서 금리인상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11월달에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뭐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다 인하하니까 같이 따라가는 것인데... 다른나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여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르는 은행파산을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미국 보지요, 지방은행들 지금까지 23개가 망해나갔습니다. 시티은행도 파산 직전에 구제되었습니다. 유럽 보지요, 많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은행들이 파산 위험에 몰려서 공적자금 투입되어 국유화되고 합병되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단기 유동성을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예대율이 너무 높기는 하더라도, 이 정도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LTV-DTI 규제로 집값 하락이 그대로 부실채권화 되는 선진 각국의 은행들과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과 추락하는 원화를 지탱하는것이 최대 목표였습니다. 한국의 원화는 거의 50% 절하 되었습니다. IMF 구제금융 받은 아이슬란드보다 더 많이 절하 되었습니다.

 

따라서 원화의 가치 유지와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을 해야 합니다. 기준 금리인상이 이루어지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을 기대하고 단기채권을 많이 사 놓았는데, 갑자기 금리가 인상되니까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만기에 따라  고루 사 놓는 것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만회하는 길입니다.  앞에서 장기금리의 금리 변동이 단기금리보다 느리다고 했습니다. 금리곡선은 스티프닝에서 플래트닝으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 대출이 가능해집니다.

 

기준금리를 시중금리에 가깝게 높이면 높일 수록 플래트닝이 더 강하게 이루어지고 단기채권 보유자는 더욱 서둘러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사려고 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의 역의 현상이 일어나 오히려 장기채권의 금리가 내려갑니다.

 

그리고 기준금리가 올라갔으므로 예금금리도 올라갑니다. 일단,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입니다. 하지만, 장기채권의 금리가 내려가고 있으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하는 것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입니다.  즉 장기채권 금리가 10%에서 9%로 내려가고 대출금리가 10%에서 12%로 올라가면, 은행입장에서는 장기채권 팔아서 (장기채권 수요도 있고..) 장기채권 만기 이전의 대출을 해주면 3%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돈이 돌기 시작합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기업의 신용위기 입니다.

당장 대출 안합니다. 목을 칼이 찔러도 대출 안합니다. 대출 해줬다가 채무불이행 발생하면 이건 손해가 막심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은행은 지켜봅니다. 누가 망하고 누가 살아남는가....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예금이 몰려와 있고, 대출도 상환 되었습니다. 그리고 망할 기업 망하고 살아 있는 기업 살아 있습니다.

 

1998년에서 1999년 6월까지 이런 식으로 예금은 무려 100조원이 몰려 들었고 대출은 20조원이 줄어 들었습니다. 여기에 공적자금 60조원이 투하되어 BIS 비율이 높아지자, 은행 시스템은 완전 복구되면서 1999년 9.5~10.3%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때 주요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벤처기업 진흥책을 당시 정부가 빼들었는데...얼마의 돈이 투하되었을까요? 겨우 2조 5천억원이었습니다. 은행시스템이 정상화 되면 작은 투자에도 효과는 크게 나타납니다.

 

아, 그리고 이 방법은 정통적이며 기본에 기반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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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단기채권을 사게 될까요? 예를 들어 12월 1일 시장에서 5%로 유통되는 표면 금리 4.5% 에 만기 1월 10일인 단기채권을 샀습니다. 왜 5% 일까요? 누군가 돈이 필요해서 싸게 팔았기 때문입니다. 12월 1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4%로 내렸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단기 금리는 4%에 수렴하게 될 것입니다. 순식간에 단기채권은 4.5%에 근접합니다. 0.5% 만큼 만기전에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팔면 됩니다. 장기채권의 경우는? 만기 10년물을 8년전에 8%에 샀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장금리가 10%에 만기 10년물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럼 10년동안 계속 가지고 있으면 손해가 없지만, 갑자기 현금이 필요합니다. 얼마에 팔아야 하나요? 10%에 팔아야 합니다. 그만큼 손해 봅니다.

 

2. 현 정부와 보수 언론은 한국은행 독립을 깨부수고, 지들 마음대로 돈을 풀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현상은 후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데,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즉,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돈이 돌지 않으니까 마구잡이로 여기저기 돈을 찍어서 지원하다보니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이퍼인플레 언제 발생하냐고요? 저도 그런 일 발생 안했으면 좋겠는데... 점점 그렇게 가는 것 같네요... 매일경제던가? 아예 특집 연재기사로 한국은행 공격하고 있지요?

Posted by kev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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