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토론 [reflation 1] 끝없는 계단 - 그들만의 잔치
  • 양원석 양원석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450649 | 2008.12.17 IP 222.10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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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ation 1 : 끝없는 계단 - 그들만의 잔치

reflation 2 : 심해지는 의존성 - 떠나는 시장

reflation 3 : 시장과 경쟁하는 어리석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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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끝없는 계단

아무리 올라도

다시 제자리..

 

 

 

2. 간략한 구조

다음은 은행을 둘러싼 간략한 구조입니다. (간단히 적었습니다. 이 외에도 복잡하겠지요?)

 

 

한국은행은 ① 본원통화(돈)를 주어

시중은행에 공급합니다. 

 

시장은 ② 채권(여기서는 은행채), ③ CD, ④예금 등을 통해

시중은행에 돈을 공급합니다. 

 

그러면 은행은 이자를 덧붙여 대출,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입니다.

 

즉, 시중은행이  ①②③④를 통해 돈을 확보하는 비용이 높아지면 (즉 조달 금리가 높으면)

⑤⑥⑦⑧ 대출 금리는 더 높아져야

은행이 이익을 봅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보면

② 은행채 금리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③ CD 금리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④ 예금은 저조했습니다. (단, 9월에는 후순위채 발행으로 반짝 대폭 향상, 10월에는 다시 하락)

 

결국 돈을 가져오는 비용이 높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① 본원통화를 아무리 공급해도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했습니다.

 

가져오는 금액이 높은데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한국은행의 강력한 원화 유동성 공급 

한국은행이 본원통화 공급 금리 즉 기준금리를 낮추어도

대출금리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한국은행이 충격요법을 쓰기로 합니다. 

 

보수적으로 대응하던 태도를 바꾸어

1%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합니다.

(그만큼 은행이 본원통화를 얻는 조달비용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9~11월달에 공급한 12조원 가까이를

12월 한 달에만 쏟아 붓기로 합니다.

말 그대로 은행에 돈을 쏟아 부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시면 대부분 RP 즉 쉽게 말하면

채권을 사들여 원화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모든 것이 그렇지는 않지만 채권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다시 보면

아래 빨간색 처럼 변화가 일어납니다. 

 

시장에서 매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금리가 계속 높아지던 채권을

한국은행이 직접 사들여 원화를 공급합니다. 

 

 

뭐... 은행 입장에서는

시장이든, 한국은행이든, 누구든 상관없이 

채권 매도를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받게 됩니다.  

 

 

 

 

4. 시장금리의 하락

일단 이렇게 금리인하 1%와

엄청난 규모의 채권 구입(또 증권사 RP 대상 포함)을 단행하자

시장금리는 단숨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은행채의 금리 또한 하락합니다.

 

이렇게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이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뉴스가 솔솔 들려옵니다.

 

 

 

5. 풍부한 원화 유동성을 가지는 시중은행

이제는 시중은행에 돈이 넘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단기간에 거대한 규모의 원화를 공급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은행간 전화(!)하면 바로 빌릴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의 

콜금리가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심지어는 빌리려는 은행보다 빌려주려는 은행이

더 많은 것 같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유동성이 있는데,

이 돈들은 시중은행에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6. BIS 비율 맞추기 바쁜 은행

현재 시중은행은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자산을 확보하는 동시에

위험자산을 처분, 감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시중은행 대출(여신) 담당이라면

⑤ 기업대출 (⑥대기업 ⑦중소기업)

⑧ 가계대출

⑨ 안전자산 (국고채, 공기업채, 통화안정채권 등)

중에서 어디에 비중을 높여 돈을 흘려보내시겠습니까?

 

그렇겠지요? 바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입니다.

 

 

기업대출 감소

실제로 계속 자금을 공급받던 시중은행은

⑤ 기업대출은 10월에 비하여 11월의 증가율이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10월 +7.3조원 → 11월 +3.5조원)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⑥ 대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율도 크게 줄였습니다. 위험 관리 차원이지요.

(10월 +4.8조원 → 11월 +0.9조원)

 

⑦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율은 10월과 동일하게 유지하는데 그쳤습니다.

(10월 +2.6조원 → 11월 +2.6조원) 

 

 

 

가계대출 조금 확대

은행의 가계대출 또한

지원받은 금액에 비하여

10월달 대비 1.8조 늘어나는데 그칩니다.

 

아래는 한국은행의 [2008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 중 일부입니다.

                 "은행 가계대출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11.3일 발표)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전월보다 확대
                   (10월 +1.4조원 → 11월 +1.8조원)"

 

결국 은행이 대출을 조심스러워하니, 

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끌어앉고 마냥 두면 손해이므로

안전자산이라는 우량 채권에 투자하게 됩니다.

 

 

 

7. 끝없는 계단 - 그들만의 잔치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1단계) 한국은행이 채권을 구입해서 시중은행에 원화를 공급합니다.

 

2단계) 시중은행에 돈이 풍부해 졌으나, 

BIS 비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위험이 상존하는 대출은 많이 하지 않고

오히려 안전자산인 우량 채권을 삽니다.

 

3단계 = 1단계) 그러면 한국은행은 대출 확대를 목적으로 

다시 채권을 구입해서 시중은행에 원화를 공급합니다.

 

4단계 = 2단계) 시중은행은 또 우량 채권을 삽니다.

.............

 

 

이것이 아래 그림에서

빨간색 선의 흐름입니다.

  

 

결국 돌고 도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은행을 비판하는 소리가 가끔씩 나오는 이유도,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RP 대상에 시중은행 외 '증권사'를 포함시킨 이유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시중은행에 돈을 공급해도 시중은행 금고에만 차곡차곡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8. 마중물이 될 것인가, 마셔버리고 없어질 것인가?

시중은행도 실물경기 침체가 두려워(BIS가 타격을 받을까봐) 

대출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금의 시장 금리 인하는

시장 구성원이 참여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마중물 차원에서 시장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충격적으로 퍼부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시장금리 인하를 가지고

돈맥경화, 유동성이 흐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진정한 돈맥경화의 완화, 유동성의 터짐은

시중은행이 위 그림에서 보여주는 

'끝없는 계단'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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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초보가 공부해서 올린 글이다 보니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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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한은만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수 있겠습니다. 약간 더 보충하자면 저 흐름중에서 국민연금,의료보험,교원연금등의 흐름도 추가 될수 있구요. 정부의 세금도 추가 될수 있겠지요. 물론 화살표의 강도는 국가로 회수되는 쪽이 강합니다. 08:12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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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어왕
어떤 분의 글을 보고서 나온 이야기인데 유가보조금 환급이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등에 대한 소득대상자의 신상정보를 확보해 강제징수를 하는 식의 이용이 된다고 하더군요. 08:13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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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어왕
정부의 세금, 연금비용,보험,그리고 저 채권들을 기반으로 유동화상품등의 파생상품을 유발했을때 고스란히 그 인플레이션을 맞는건 중소기업과 개인들의 입장입니다. 08:14 IP 118.223.***.59
댓글 리어왕
지금의 증시는 그래서 위험한 거지요.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투자되는 돈에 의해서 왜곡된 시장정보를 나타내는데 그걸보고 호재니, 바닥이니 하는거 보면 참 한숨만 나옵니다. 08:16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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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어왕
그리고 한편으로는 변할수 없는 상황들도 있지요. 생활환경악화로 인한 인구증가 감소, 대규모 기계를 사용한 인력의 감축, 해외인력의 사용, 중국과 일본사이에서 어쩔줄 모르는 기술수준, 정책을 운용하는 정치인들의 경제수준... 08:18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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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양원석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향해 다같이 손잡고 달려가는 듯 싶습니다. / 리어왕님은 정말 고수님이신데.. 이렇게 매번 깊이를 더해주시고, 방향을 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참 많이 배웁니다. / 일본 관련 글도 읽어보겠습니다. 리어왕님 고맙습니다. 08:50 IP 222.10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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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양원석
리어왕님, 제가 답답해 하는 부분을 더 깊게 연관성을 파악하셔서 말씀해 주셨네요. 제가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금리도 한은이 개입해서 뚫고, 주식도 각종 연기금 등을 풀어서 떠받치고, 부동산도 정부 재정과 정책 수단 동원해서 떠받치는.... 이런 경제 시스템이 어디있나 싶습니다. 지금은 체력이 남아 그나마 이정도이지, 체력 즉 정책수단이 동이 나면 그 고통은 우리 모두가 져야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호재, 바닥 솔솔 이런 이야기들으면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08:49 IP 222.10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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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어왕
현정부가 하고 있는 금융완화정책이나, 토지에 대한 규제철폐등의 결과로 거품이 붕괴되는 과정이 일본과 매우 흡사합니다. 이에 대한 자료는 제가 글로 올려놨으니 한번 보시길... 08:25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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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어왕
이런걸 종합해 보면 현 정권에서의 경제상황은 일시적인 반짝이는 될수 있으나 장기적인 안목 제로, 그리고 정권내내 돈을 다 탕진하고 그 부채를 탕감하고자 화폐개혁을 해서 그 이후 막대한 돈을 국민이 감당해야 되는 사태 말입니다.... 08:19 IP 118.2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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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v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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