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한국의 유동성함정
- 슬픈한국
유동성 함정이란 통화,금리,재정등 금융 거시지표들이 악화될거란 예측이 시장을 지배할때 신용이 경직되어 통화를 아무리 공급하고,금리를 아무리 낮추고,재정이 아무리 투입해도 쉽사리 돈의흐름과 자산가격이 호전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디플레의 전형적 현상이다. 물론 디플레 우려감으로도 생긴다. 그러나 단순히 우려감일때 시장은 통화량증가,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나 유동자금의 최종귀착지인 증시와부동산 시장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반응이 없다.시장엔 오로지 고점을 찍어 전환점에 들어 섰었다는 인식만이 팽배할뿐 거래도 상승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디플레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볼수있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이다. 이미 디플레에 들어선것이 확인 되었다면 정부의 대응은 불황을 L자형,V자형,U자형중 어느 형태로 만들어 낼것이냐에 집중되어야 한다.
본원통화를 아무리 공급해도 통화승수가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도 여전히 통화량 증가율의 증가추이만 늘리고, 명목금리가 제로수준에 다달아 가는데도 여전히 그 여력을 나눠 집어넣어 시장의 반응을 떠보고 있는 것이다.그러 니 이미 죽은 주식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리 없다. 수요에 대한 정책 반응이 없다면 공급쪽으로 타깃한 바꿔야 한다. 통화량을 늘리고 금리를 낮춰도 수요자가 (매수자) 반응하지 않는다면 통화량증가율을 감소시키고 금리를 올려 공급자를 (매도자)자극해야 하는것이다. 마찬가지로 총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총공급을 줄이는 기업정책을 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자산가격 급락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금융부실 발생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금융권의 자본확충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각국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죽은자식 불알만 만지면서 방안에 군불만 더 때고 입안에다 비상약만 으깨어 집어넣고 있는것이다. 따라서 V자나 U자형이 아닌 L자형불황이 도래할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I(추락)의 깊이가 아니라 ㅡ(불황)의 폭이다.
불황을 극복하려면 가계파산,기업구조조정,은행국유화등 대규모 재정건전성 악화를 수반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13조 8천억달러의 77%에 달하는 10조6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투입된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7800억달러의 감세와 경기부양책,9700억달러의 재정적자,3조달러 규모의 추가국채발행계획등을 합치면 국가부채는 120%에 달할것으로 보인다. 이게 미국민이 과연 감내할수있는 수치인가? 미국민들은 당분간 국채이자로만 매년 한국의 1년 GDP에 맘먹는 혈세를 감당해내야 한다. 그러면서 연평균 8천억 달러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해 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과소비억제로 감당해 낼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내수(정부지출+소비)비중이 무려 86%에 달한다.과소비억제에 의한 경제위기극복과 소비개선에 의한 경제활성화 목표를 동시에 가져갈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이 경상수지축소와 자국산업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극심한 소비 침체가 그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올게 뻔하다. 그렇다면 미국과의 무역거래에서 막대한 국제수지 흑자를 잉여해온 이들국가들의 경제는 초박살 날것이 분명하다.
특히 일본은 가계금융 16조달러의 이자소득이 1%감소할 때마다 200조원의 내수여력이 사라진다. 그렇게되면 또다시 도래한 지리한 초장기불황을 이중으로 견뎌내야 하는데 지금 일본에겐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 국가부채로 전가하며 극복해낼 재정건정성도 없다.일본의 국가부채는 179% 국채발행잔량 7조5천억달러로 이미 1년예산의 50%가까이를 국채이자로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제일본에 불황이 도래하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기업과금융을 팔아치우는 수밖에는 없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은 내수비중이 38%로 전세계 최저다. 수출이 급감하면 바로 경제가 박살나는 구조인것이다. 게다가 자본축적도 적어 가계금융은 3조5천억달러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것은 GDP의 15%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부지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는것뿐이다. 그러나 과연 무슨 돈으로? 현재 중국의 국가부채는 37%로 매우 건전하지만 이는 가짜다.
최근 중국정부가 지방에 재정부양대책을 세워올리라고 지시하자 지방정부는 무려 3조6천억달러에 달하는 계획안을 올려보냈다 퇴짜를 맞았다. 재원조달책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규모는 중국인들의 가계금융을 모조리 빼앗아 조달해도 부족할 정도의 뻥튀기 거액이다.할수없이 중앙정부가 중심이 된 800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나 이 역시 재원조달계획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의지하고 있는 부분이 외환보유고가 2조달러다. 그러나 중국은 6천억달러의 미국채보유고를 제외한 나머지 운용부분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나 상당액이 미국 파생상품에 물려 들어가 초토화 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나머지도 이미 자국내 자본투자로 빨려들어가 심각한 의존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금액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각국 사모펀드 헤지펀드들이 일제히 청산움직임을 보이며 중국의 핫머니탈출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를 싸그리 팔아치워도 대규모 자본탈출이 일어나게 되면 잠시도 못버틸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심각한것은 한국이다. 한국은 현재 33%수준인 국가부채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이다.
특히나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부동산자산배율이 무려 295%로서 부동산가격이 30%조정되면 가계금융자산 전액이 날라가는 정도의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미국 일본등은 가계금융자산이 부동산자산에 비해 3배가 넘는데 반해 한국은 거꾸로 부동산자산이 금융자산의 3배를 넘어간다.금융자산이 10배이상 커지거나,부동산자산이 10분의 1로 줄어들기전에는 이런 불균형이 개선될수없는 상황인것이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버블은 일본버블붕괴 당시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안생길수가 없고 이에 따른 신용경색현상이 안생길수가 없는것이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해결책은 없다.오로지 충분하고 지리한 조정만이 답일뿐이다. 조정이 필요한데 경착륙은 경제에 충격이 너무 크니,연착륙으로 긴시간 계속해서 질끔질끔 조정해 나가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부동산이 이런 미친상승을 계속할수 있었던것은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선일보만 보고 집값이 싸다니까 그런줄 알고 계속 폭탄돌리기를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인터넷이 생기고 세계 주요국 경제력 대비 부동산 비중과 가격비교가 가능해지니까 사람들이 점차 부동산버블에 대해 눈을뜨게 된것이다. 그걸 유동성으로 눈감고 계속 우려먹으려 밀어 붙이다 맞이한게 바로 작금의 유동성 함정인 것이다. 허니 사람들이 눈을 뜬 지금에 와서 과연 무슨수로 부동산 버블을 무너뜨리지 않고 떠받힐수 있겠는가. 방법은 없다. 오직 무너지는것 이외에는.
게다가 이런 부실붕괴를 최종적으로 떠안아야할 은행은 예대율이 무려 140%다. 더이상 통화를 공급하고 금리를 내려봐야 대출여력이 없는 것이다. 개인 또한 막장이긴 마찬가지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9%로 미국 영국과 함께 전세계 최고수준이고,가계금융자산대비 가계부채배율은 47%로 일본 영국의 두배 미국의 1.5배에 달한다. 더는 우려먹을수도 더는 우려먹을데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은행이 가진 담보대출부실,PF대출부실,KIKO대출부실등만 해도 향후 얼마나 부실자산으로 수면위로 떠올라 상각과 자본확충이 이어질지 알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 무슨 디플레인지 아닌지를 유동성함정을 벗어날수 있을지 없을지를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 이제 전세계는 초장기 L자형 주택디플레발 불황의 초입에 들어섰을뿐인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대책들은 하나같이 약탈적 대출을 일삼아온 금융권의 막탕 우려먹기를 도와주는것에 불과하다.
이걸 뻔히 아는 정부는 이 기회에 33%의 국가건전성을 말아먹음으로서 잇속을 칭기겠다는 계획이다. 어디 평시 같았으면 102조원에 달하는 임기내 감세 총액은 몰라도 129조원에 달하는 대운하등 건설삽질이 가능 했겠는가. 이금액은 경제에는 하등 도움이 안되면서 고스란히 건설카르텔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될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희망인 국가부채마저 유유히 초토화시킬것이다.
지금이 국가부채를 걱정할때인가라고 떠드는 인간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이미 계획되어 있던것이다. 오래 전부터 부동산버블을 가라앉히지 않으면 이런 유동성함정,디플래가 도래하고 결국 국가부채마저 파탄내고 말것이란 경고도 지긋지긋하게 있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는 지난 20년간 누렸던 안정된 인플레이션의 댓가라기 보다는 예정된댓가라고 보는것이 옳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