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금통위 금리 안올릴 것 같다. 허차관을 부른 건 아니겠지.
붉은사진 redp****
동무들 안녕.
몇시간 후면 한국은행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2010년 첫해 금통위라서 여러 상징적인 게 많다. 여기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 같다. 기온이 너무 낮아서... 이건 농담이고.
기재부 허 차관께서 금통위에 참석하시겠다고 한다.
언론들은 한은의 독립성 운운하고 있고, 한은 노조도 발끈해 있다. 한은 앞마당에서 시위하시겠단다.
다시 말해, 정부가 '염치불구'하고 금통위에 참석해서 한 마디 하시겠다는 거다.
금통위의 회의 내용은 1개월 후에 공개되겠지만, 허 차관이 할 이야기는 정해져 있다.
첫째, 현재 한국 경기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다.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니 이를 유지하자. 파이를 먼저 키우자. 그래야 나중에 나눠먹을 것도 생기지 않겠냐.
둘째, 한계기업들의 채권 금리 스플이 너무 크다. 다시 말해 금리 올리면 이들 채권이 부실채권이 되고 줄도산이 일어난다. 경기를 부양해도 시원찮을 판에 왜 재를 뿌리냐.
세째, 국제 금융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어 아직 출구전략을 쓸 시점에 여유가 있다. 국제 자본이 들어오는 건 연초 주가 급등세 때문이다. 환율이 이렇게 낮아졌는데도 들어와 주시는데 고맙지 아니한가. 어차피 한국 금리보고 아비트라지하러 들어오는 외국자본은 적다. 외국자본은 주식에서 벌어먹으려고 할꺼다. 돈 되는데다 집중하자.
뭐, 대충 이런 이야기를 하리라 본다. 출구전략을 미뤄도 별 문제 없을 것이고, 이왕에 크고 있는 성장세를 밀어주자. 이런 어조가 예상된다. 허 차관이 뭔가 다른 참신한 이야기를 하신다면, 나는 놀라는 표정을 지어주겠다.
나는 이런 뻔한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다만 '염치없는'에 관심이 간다. 왜 언론과 노조에게 깨질 각오를 하고 '독립성이 생명인' 한은 금통위에 들어가려고 할까.
보다 근본적인 걸 보려면 금통위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야 한다.
경제지에 여러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금통위는 친정부적으로 새로 구성됐다.
다시 말해, 허 차관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금리 동결은 가능하다. 금통위에서는 한은 총재도 원칙적으로 n분의 1일 뿐이다.
자, 그러면..
총재 할아버지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이미 출구전략은 늦었다.
그리고 한은법--이건 내가 적은 전 글들에서 짐작해볼 수 있다.--은 국회에 게류 중이다. 차일피일 미뤄져 있다.
금리를 동결한다면 향후 2010년 1, 2분기의 통화상황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도 그냥 순순히 동결결정을? 한은법은 받고?
오히려 한은 할아버지가 허 차관을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동결을 해주고 싶은데 책임은 나누자는 거다.
정부는 어차피 경제 전반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지는 거니, 문제가 생기면 어차피 욕을 들어먹게 돼 있다. 욕이란게 한 바가지를 듣든, 두 바가지를 듣든 똑같다. 기자들에게 정부 광고 몇 개 떼주면 닥쳐주신다.
그렇다고 부실기업들을 쳐내서 경제를 건전화 시키는 것 보다 성장률을 키우는 게 비에이치입장에서는 더 나은 선택이다.
한은에 가서 허 차관이 몇 마디 했고, 한은은 겉으로 이를 욕하면서도 정부 압력으로 동결을 했다는 식으로 딜을 할 수 있다. 정부 니네가 요구한 거니 책임도 니네가 져라가 될 수 있다.
자, 금통위가 위원들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고 치자.
풀려있는 통화는 과다이고 물가는 까딱거리는데 한은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인상을 하게 되면 한은법은 날아간다. 한은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아마... 총재 할아버지 임기가 3월이다.
그리고 혹자는 어 모씨가 여기에 들어올거라고들 한다. 고대만 자리를 잡아먹는 이 더러운 세상.
외부인사라는 건데, 한은은 매달 있는 금리인상보다 이걸 막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럴려면 총재를 임명하시는 분(누군지 알려면 검색창을 이용하라)께 순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향후 경기 문제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정부가 어떤 기조를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고. 현 정부는 절대 성장을 해야한다.
최소한 6월 지방선거까지는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 그래야 친이계가 공천권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선거에 지고나면 한나라당은 그 책임소재를 놓고 분열한다.
경제 살리겠다는 정부가 실패했다며 정부와 영남계가 당 헤게모니를 가지고 다투게 된다.
그 때도 비에이치는 할 말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결국 그 실적은 경제성장률이기 때문이다.
한은의 독립성 어쩌고 이야기야 언제나 듣는 욕이니 신경쓸 일이 아닐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부실기업들이 정리가 돼 줘야 하는데 계속 지연되는 것이 문제다.
환란 때는 힘들었지만 한국 경제 구조가 훨씬 건전해졌다. 바로 부실기업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줬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재정이 건전해지고 금융이 건실해 졌다.
위기가 기회인데, 금융위기를 겪은 뒤 다시 오는 이런 기회. 금호나 뭐 이런 곳들... 호기를 놓치게 되는 거다.
현재의 경기는 단언컨데, 수출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에서 고환율 효과가 이연된 거다.
경기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가격이 싸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다.
삼성이 사상 최대 흑자라고 한다. 그거 다 환율효과 아니더냐.
조금 확장해서 생각해봐라. 고환율 때문에 수입가격 오르고, 그 걸로 1000원에 밥먹던 국민들이 1600원 내서 겨우 먹으며 굶주린 결과가 역으로 수출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한 거 아닌가.
사상최대 흑자가 그 굶주린 인민들의 달러를 통하지 않았다면 벌어들일 수 있던 거였을까.
상반기 광풍같은 경기부양이 걷히고 나면, 고난의 세월이 기다린다.
과대포장된 부실기업들의 신용도가 단기간 급격한 금리인상(할 수밖에 없는 거다)에 따라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 줄도산의 범위는 훨씬 크게 확대될 꺼다.
원래는 B만 정리하면 될 것을, BBB+도 정리해야 된다는 거다.
그리고 그 때의 책임소재는 '밀려서 금리동결했던' 한은이 조금은 덜 지겠지.
그리고 한은은 한은법을 거머쥐고 한은 출신 총재를 확보한 뒤 금리를 팍팍 올릴 수 있겠지.
그리고 통화 회복을 위해 은행들을 조질 수 있게 될 게다.
그럼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조져서 건전성을 확보해야 할꺼야.
고난의 세월에 고난은 누구의 것일까. 세월은 한은의 것인 것같은데...
금리압박을 못견디는 서민들이고, 그들은 집을 내놓게 될꺼야. 노숙하거나...
이 때쯤 정부는 고통 분담을 말하겠지. 그리고 비에치에서는 국수를 먹을꺼야.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라면을 먹던 노숙자들은 굶주리겠지. 그리고 다른 나라로 가야할꺼야. 위로 위로...
뭐, 이런 상상들이다.
정말 할아버지가 차관 형을 불렀다면, 밀약이 있었다면....
아... 난 할아버지를 미워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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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v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