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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하고 있는 정책들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인 노동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에 사람들이 많이 있고 이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쌀농사를 지어 쌀을 만들어 먹는다고 칩시다. 어떤 사람이 수요가 있는 것을 알고 논농사를 짓기 위한 돈과 인력을 투입해서 농사를 지어 쌀을 만들면 수요가 있는 만큼 소비가 되고 즉 투자한 만큼 견실하게 소비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적정수요 이상 투자가 이루어져서 생산을 더 많이 하더라도 이후에는 소비가 이전과 같은 추세로 증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적정투자 이상으로 투자되는 노동과 자본의 가치(소비를 이끌어내는 힘)는 떨어집니다. 쌀농사꾼이 적정수요까지는 이윤이 순조롭게 상승하다가 그 이상 이윤을 창출해내려고 하면 문제가 됩니다. 정상이라면 투자만큼 소비가 나오지 않기에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거나 다른 곡물의 수요를 쌀로 대체할 수 있는(예를 들어 쌀라면을 만들어 밀 수요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산업의 시장을 뺏지 않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제로섬게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제로섬 게임의 경우 생산과 소비, 소득을 아우르는 전체 경제력의 총합은 그대로 이지만 과투자되는 상태로 다른 필요한데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쏠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상황이 심해지고 지속되면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자율적이고 건전한 시장의 만능 동작 메커니즘을 해치는 왜곡상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과잉생산이라 함은 이처럼 생산에 필요이상의 투자가 일어나서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지는 상태라 할 수 있고 이것이 이번 경제위기를 가져온 가장 핵심적인 최종 진화단계라 생각합니다. 과잉생산으로 전이될 수 있는 최초원인이야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과잉생산까지 오게 되면 공황 정도의 경제위기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전 글에서 금융자본주의를 통해 과다한 신용을 만들어 냈고 거품이 꺼지면서 실물과의 괴리가 커져 현재의 위기 상황을 만들어 냈다라고 썼습니다. 어떻게 현재 실물과 신용간의 간격이 벌어졌는지 과거 글을 참고로 하고 지금부터 이 간격을 메꾸기 위해 미국이 취하는 정책들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봅니다.



 

 

 

과거 1930년대의 대공황에서는 과잉생산상태를 없애기 위해 실물이 줄어드는 것을 용인했지만 지금 현재 미국이 취하는 행동은 신용을 꺼진 거품만큼 유동성을 공급해서 실물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저금리를 취하고 국채를 발행해서 달러를 필요로 하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과 경쟁력없는 자동차업체를 지원하는 행동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미국은 과거 대공황을 거치면서 겪었던 일들을 다시 되풀이하는 선택을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림에도 나와 있듯이 꺼진 거품만큼 신용을 다시 만들어 제공해서 실물과 신용이 균형상태를 이루게 하려는 시도가 과연 성공할까요? 이렇게 만들어진 균형상태가 안정상태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이번 경제위기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전 미국의 경제력이 건전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제조업이 망가진 그리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미국이 금융업만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미국 자국민의 미래소득을 담보로 한 빚과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지속적인 자본유입이 필요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자국민의 미래 소득분과 다른 나라의 돈을 끌어와서 자국의 경제수준을 높였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이 번 만큼 쓰면 문제가 없지만 미국은 리스크와 동일한 수준의 소비를 더한 것입니다.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산업분야에 유동성을 언제까지 공급할 수 있을까요? 현 수준에 비해 이미 과잉생산 상태에 있는 분야를 유지하면 소비가 살아 납니까? 미국은 경제수준을 어떻게든 유지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시장이라는 전지자의 힘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미래소득은 이미 충분히 많이 썼고 미국민은 상당기간 빚부터 갚아야 하며 빚갚는 만큼 소비를 줄일 것이고 생산 또한 줄어야 하며 지금까지의 금융업은 변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외국 또한 미국의 투자요건이 성숙되지 않는 한 미국의 매트릭스가 자리 잡기전까지 가만히 지켜볼 겁니다. 자본 유입이 없는데 빚으로 빚을 갚고 빚내서 성장하려고 한다니요.

 

미국은 이미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졌던 시대부터 헤게모니를 잃어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국만이 가졌던 기술, 그리고 독점적인 이윤들이 경제 참여국이 늘어나면서 기술이 보편화되고 더러는 기술에 밀리면서 줄어드는데 금융업으로 버티다가 망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외교력과 군사력뿐이지요.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카드가 군사력밖에 눈에 안 띄는데 제발 오바마의 외교력은 어떨지 또는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안그러면 일본과의 플라자 협의 재판이 나거나 아님 다른게 벌어지겠죠.


Posted by kev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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