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토론 [학습]긴장해라. 양털깍기의 때다. 마바이-환율에 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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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호 536510 | 2009.02.01 IP 124.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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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담담해진다. 전에는 정부에만 이런 감정이었는데... 이제는 언론에도 이런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에 경제 이슈는 사라지고 싸이코패스 하나 때매 뉴스는 사건 기자들이 장악했다. 흥... 용산도 덮고 경제 위기도 덮겠단 건지... 미친 새끼 하나가 몇 일 동안 한국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거다. 반민주적 경찰 이슈 -> 치안강화적 경찰 이슈로, 경제위기에 무책임 정부 -> 사회문제에 책임지는 정부가 돼 버렸다. 미친 새끼 잡는 건 좋다. 그런데... 오늘 뉴스봐라. 미친새끼 검거 소식과 휴일 사고소식이 뉴스 절반 가져간다. 이거 좀 기이한 거 아니냐? 자 뉴스는 뉴스고 우리는 학습하자. 돈없고 백없으면 배워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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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달러가 국내에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달려있다. 국내에 달러가 많이 들어오면 달러가 흔하니 그 가치도 떨어진다. 그래서 환율이 떨어진다. 반대면 오른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이나 자산에 투자를 하면, 달러를 들고 들어와 원화로 그걸 산다. 그러면 당연히 달러가 많아지고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니 환율은 떨어진다. 외국인이 주식이나 자산을 팔고 나간다면, 당연히 원화 자산을 달러로 환전해 나간다. 환율은 올라간다. 물론 그 외의 요인들도 많지만 환율 결정의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수급이다. 얼마나 달러가 필요하냐, 얼마나 달러가 풍족하냐 이거다. 그래서 외환시장만 봐서는 환율을 알 수 없다. 외화자금시장을 알아야 한다는 거다.

 

외화자금시장은 외국인의 투자동향, 그 물량의 크기, 국내 은행권의 포지션(살꺼냐 팔꺼냐, 혹은 꼭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등)을 예측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알기 쉽지 않다. 큰 기업들이 달러가 필요할 지, 달러를 언제쯤 들고 들어와야 할지, 수입업체가 언제 달러가 필요할지, 그 물량을 언제 처리할 지는 대단히 중요한 변수다.

 

이를 한꺼번에 정리해 주는 게 무역수지다. 경상수지나 서비스수지 등이 흑자인지 적자인지를 보여주는 거다. 그러나 이건 지표다… 다시 말해 이미 지나간 거란 말이다. 그래서 무역수지가 어떻게 나왔다는 건 미래에 어떨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실제로 환율 포지션을 잡는 데는 그리 크게 유효하지는 않다.

 

대체로 환율이 심리적 요인, 그러니까 한국경제의 불안 등의 요인으로 움직인다고만 볼 수는 없다. 왜냐면 그건 불안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환율은 결국 국내 달러 수급요인에 따른다. 불안한 요인만으로 달러를 사고 파는 건 돈에 눈 먼 금융계가 할 일이 아니고 그러지도 않는다. 불안한데 어느 정도 수준에서 회복이 될 거라고 보면 투기세력은 오히려 한국 자산을 더 산다. 그게 바로 투기기 때문이다.

 

대단히 심각한 요인, 한국의 CDS프리미엄이 600정도로 급등한다던가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던가 전쟁이 일어난다던가 민란이 일어나 은행 거래가 중단된다는 정도의 큰 불안 요소가 생기면 그게 진짜 불안 요인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전 세계적인 금융불안이다. 대단히 심각한 불안정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불안요인만 부각되지는 않는다. 이머징 마켓이 한꺼번에 문제가 되면 불안감의 각국간 차이도 줄어든다.

 

**한번씩 정부나 언론이 촛불시위 때문에 국가경제가 불안정해진다는 엄살을 떤다. 그러나 사실 그건 악의에 찬 거짓말이다. 촛불 때 리얼타임 지수들을 살펴봐라. 무슨 국가경제가 불안했나. 현대차가 파업하면 국가 경제 불안정해진다? 웃기지 마라. 외국인 투자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국민들이 경제 잘 모른다고 그런 정치적 마타도어를 유포하는 거.. 그거 범죄다. 단지 정부나 언론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수사 안 한 뿐 아니냐. 그러면서 일개 블로거가 몇 마디 한 거 가지고 국가경제 불안 어쩌고 해서 잡아가두는 건 뭐냐. 아마추어 같이..

 

**그래서 국민들이 실물 경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이번 정부도 여전히 언론도 아마추어다. 국민들이 조금만 관심 가지면 국가경제의 진짜 위기가 뭔지, 가짜 위기가 뭔지 금방 알 수 있다. 경제 책 읽고 자료들 분석하고 시야를 키우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원/달러 환율 수급 요인의 기본이 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NDF 시장 매커니즘을 한 번 살펴보자. 어렵거나 길지 않다.

 

>>한국의 한 시중은행을 A라 하자. A가 미국의 은행에서 NDF에서 1개월물로 1억달러를 1300원에 계약했다 치자.

 

이를 A은행이 1억달러 롱포지션을, 미국 은행은 1억달러 숏포지션을 구축했다, 이렇게 표현한다. 자, 통화선물 1개월물이니 1개월 뒤를 예상해 보자. A는 ‘1300원*1억 달러의 원화가치’를 산 것이니 1개월 뒤에 똑 같은 가치로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환율은 1개월 뒤에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지난 1월 동안만 원/달러는 120원 올랐다. 겁나지 않나.

 

케이스1>> 1개월 뒤 환율이 1400원으로 올랐다. A가 1개월 뒤에 1억 달러를 만들어서 주려면 1400*1억달러의 원화가치를 줘야 한다. 1억달러를 A가 한 달 동안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더 많은 원화를 줘야 했지만 1300*1억달러를 주면 되는 거다. 그렇다면 100원*1억달러의 환차익을 ‘빌렸다’는 이유로 버는 셈이다. 100억원, 돈 벌기 쉽다. 그러나..

 

케이스2>> 1개월 뒤 환율이 1200원으로 내렸다. 케이스1과 정 반대다. 100억원 잃은 셈이다.

 

**은행들도 환율 예측한다. 오를 지 내릴 지, 전문가들이 항상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도 일부 은행은 환율 하락을, 다른 데는 환율 상승을 예측했다. 이와 함께, 요즘 달러 자금이 시장에 왕창 풀려있다. 사실 은행은 지금 NDF를 거칠 필요없이 국내 달러 자금을 풍족하게 쓸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스왑하고 있는 달러만으로 달러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환율 높다고 생각하면 원화로 땡기고, 환율 낮다고 생각하면 달러 사는 거래를 할 수 있다.

 

**외화자금시장이 정상화 되지 않는 건 수출입에서 필요한 달러수요가 경기침체로 적기 때문이다. 국내 외화수요, 실제 수급요인은 줄어들면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용 달러 수요가 환율 결정의 주요요소가 되고 있다. 환율이 점점 외국인의 손에 좌우되고 있다. 사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건 이거다. 외국인의 탐욕에 국부 유출 가능성이 커진 거다.

 

요즘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다. 그래서 이걸 그대로 뒀다가는 A같은 시중은행은 너무 큰 리스크를 안게 된다. 그래서 이 위험을 어떻게 회피할 것이냐가 문제다. 그래서 A은행은 헷지(Hedge)를 한다.

 

방법은 A가 1억달러를 들여오자 말자 숏해버리는 거다. 달러를 팔아버린다는 건데, 1300원*1억달러의 원화로 1억달러를 숏하면 다른 시중은행은 롱하는 거다. 1억달러를 쪼개서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선물로 숏할 수도 있다. 아니면 환율이 오를 수도 있다고 보고 일부 달러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걸 롱포지션 청산이라고 한다. 앞에서 롱포지션 구축이라고 했던 걸 기억하면 이해가 빠르다.

 

다른 은행에 숏하면 A는 1300*1억달러의 원화를 확보한다. 그럼 원화를 단기(1개월 안)자금 시장에 풀어 운용을 한다. 이 때 국내 금리 수준, 연 3%라 하면, 1300*1억달러*0.03*운용일/365의 원화 이익을 먹을 수 있다.

 

자, 이제 1개월이 됐다. A은행이 갚아줄 때가 됐다. 이걸 포지션 픽싱이라고 한다.

애초에 롱 구축 -> 롱 청산 = 숏 했으니 다시 픽싱(고정 = 빌린 거 갚아줘야 한다는 거다)을 위해 롱(달러 매수)해야 한다는 거다. 1억달러를 만들어야 한다. A은행이 1억달러를 시장에서 사려는 게 확실하다 치자.

 

달러를 가진 다른 은행들은 환율을 비싸게 부를 꺼다. A는 돈을 갚기 위해 반드시 달러를 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환율이 아무리 올라도 달러를 구입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A은행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포지션을 들고 있는지를 안다면, 다른 은행들은 무조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 특히 큰 은행이면 그 정보보안이 무지하게 중요하다. 그래서 햇지를 해야 한다는 거다.

 

앞서 말한 헷지를 통해 다른 은행에서 1억 달러를 되찾으면 이런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거다. 자, A가 달러를 사든, A가 한 헷지로 달러를 돌려줘야 하는 다른 은행들이 달러를 사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바짝 오른다.

 

달러수요 -> 달러매수세 -> 당연히 환율 상승 압력이다.

 

이 때 사용되는 환율은 스팟시장, 그러니까 현물환 직거래(실제는 1, 2일 이후 바로 원-달러 교환하지만)로 하는 거다. 이 때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환율과는 조금 다르게, 그날 각 시간대별 거래 환율과 거래량을 곱해 어느 정도의 편차를 계산해 나오는 것이 시장평균환율(Market Average Rate, MAR)이고 이 환율대로 달러 매수가 되기 때문에 이를 마바이(MAR-BUY)라고 한다.

 

마바이때 마 환율이 헷지 물량의 교환환율이다. 그러니 마 환율이 떨어지면 A은행에는 당연히 이익이 된다. A은행과 헷지 했던 다른 은행들도 그게 좋겠지. 자, 달러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환율은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거다. 즉, 싸게 사고 싶다는 거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가능하면 싸게 사고 싶다는 거다.

 

당연히 이 때 도시락 폭탄이 나온다. 환율만 조정하면 국내 국부 유출을 줄일 수 있는 거고, 정부와 기업, 은행 등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월말 며칠을 앞두고 외환시장은 장 중반까지 거래가 뜸하다가 장 막판에 가면 환율이 팍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환율을 조금 조정해주면 그 때 마바이 물량을 확 쏟아내는 거다. 그럼 환율이 잠시 급락세를 보인다. 그 때 달러를 확 사면 환율은 다시 급등하며 마감한다. 확인해 보고 싶으면 29일과 30일 환율 일중 변동 추이를 보면 된다. 월말에 마바이 물량이 몰리기 때문이다.

 

요즘 특히 도시락폭탄이 자주 나온다. 왜 이러냐, 환율이 너무 급격하게 변동하기 때문이다. 한 달 후에 환율이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겠지만, 환율 변동폭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도저히 감당을 못하기 때문이다. 환율 조작? 1달간 변동폭이 10원 정도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한 달에 120원씩 변하는데 조작 안 하면 수십억 달러를 고스란히 외국인 아가리에 처넣어줘야 할 판인데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거다.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 아래냐 위냐 하는 시기란 걸 기억하자.

 

최근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에 들락거린다. 지난해 연말에 많이 팔고 나갔는데, 이제 다시 돌아와서 장난질을 벌이고 있다. 뉴욕보다는 적은 돈으로 장난치기 쉬운 시장이거든.

 

정부는 3월 19일에 지난해 처음 도시락 폭탄을 던졌다. 만수 오빠가 환율 처 올린 게 1000원을 넘어서니까 꿈쩍 놀랐거든. 그 때문에 2008년 연초에 장기 외화차입한 은행들은 죽을 맛이다. 저환율에 6개월물이나 1년물 차입한 은행들이 연말 고환율에 엄청난 손해을 입은 거다.

 

은행들이 정부를 믿을 수 있겠냐? 정부는 은행보고 맨날 왜 돈 안푸냐 그랬는데, 그 원인은 이미 2008년 연초에 정부가 저질러 놨던 거다. 은행들이 ‘착한’ 아이들은 아니다. 당신이 은행장이면 정부가 고와 보이겠나.

 

이제 환율이 오를까 내릴까는 외국인 손에 달려있다. 그러나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 내리고 싶지 않을꺼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금융 교두보로 있는 한국 시장 자산을 거의 헐값으로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양털깍기라고 들어봤나. 싹 벗겨먹고 나면 양털은 또 자란다. 한국은 미국에 좋은, 그리고 순한 양 아니냐. 지난 외환위기에 제일은행을 미국이 헐값에 처먹고, 경제 위기 때마다 건실한 기업들을 외국인들이 처먹은 사실 기억하지? 지금 마찬가지다. 공기업 민영화가 뭘 의미하냐? 소견이지만.. 튼실한 국영기업이나 국책은행 해외매각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준 셈이다.

 

반드시 기브앤테이크하는 미국이 왜 한미통화스왑해줬을까. 생각해보자. 왜 그랬을까. 원화가 한 푼도 필요없는 미국이, 단순히 혈맹이라서 해줬을까.

 

이제 양털깍기의 때다. 우리 정부는 뭘 내줄 수 있을까. 아니 뭘 줄까. 내가 씨티그룹이라면.. 리먼 먹으려 했던 산은이 참 구미 당길 것 같은데… 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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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v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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